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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리그테이블]①제도변화 앞두고 '선방'

  • 2017.05.19(금) 15:09

삼성생명, 빌딩 매각·배당금으로 순익 증가
한화 '호실적'…ING·동양·미래에셋도 '양호'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내내 따라다녔던 악재에서 잠시 벗어나 만족할 만한 실적을 냈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다. 마진이 높은 상품의 비중을 늘리거나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 끝에 얻은 실적이다. 여기에 4월 저축성보험 세제개편을 앞둔 절판효과도 더해졌다.

생보사들이 바쁜 것은 제도 변화 때문이다. 새로운 국제 회계기준이 도입되고 이에 따른 금융당국의 자본규제제도 변화를 앞두고 있어서다. 보험사마다 제도 변화에 따른 득실이 다르고 대응 전략도 다르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생보사들의 성적표는 큰 흐름이 있다기보다는 저마다의 대응 전략에 따른 결과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는 지속할 전망이다.


◇ 고마진 전략 삼성생명 1분기 선방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올 1분기 연결지배주주 순이익은 56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1조 2401억원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규모다. 삼성생명은 이에 대해 "지난해 1월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 7400억원 가량을 제외하면 올해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681억원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는 5조 7268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고 총자산 역시 268조 4000억원으로 다소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상품 판매 등 보험영업 영역에서 무난한 성적을 낸 가운데 빌딩 매각익과 삼성전자 배당금 증가로 이익을 끌어올렸다. 태평로 빌딩 매각익이 세전 기준으로 800억원 발생했고 삼성전자 배당은 지난해 1분기 2200억원에서 올 1분기 2900억원으로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에 대비해 물량을 늘리기보다는 마진이 높은 상품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연납화보험료(APE)를 기준으로 보면 일반 종신보험 비중은 절반가량 줄인 반면 변액종신과 CI(중대질환) 보험, 중저가 보험 상품의 비중은 늘렸다. 이에 따라 1분기 신계약 마진이 33.4%로 전년보다 4.6%포인트 올랐다.

APE란 일시납이나 월납 등 다양한 기간에 나눠 내는 상품들을 일괄적으로 통합해 연으로 수익을 나눠 보는 방식으로 보험 영업의 핵심지표다.

◇ 투자이익 덕 본 '한화'…대우조선 유탄 '교보'


업계 빅3 중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실적은 엇갈렸다. 한화의 경우 투자이익의 증가로 순익을 끌어올렸고 교보는 대우조선해양 채권에서 발생한 손실이 반영돼 순익이 다소 줄었다.

한화생명의 1분기 연결지배주주 순이익은 23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95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별도 순이익 역시 1809억원으로 전년보다 24.1%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실적을 이끈 건 양호한 투자이익이다. 채권 매각이익 750억원과 주식 매각이익 290억원, 배당이익 170억원 등을 거둬들이며 투자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끌어올렸다. 한화생명의 투자이익은 건물 매각익과 주식 평가익 등으로 2분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의 경우 연결지배주주 순이익 18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2094억원보다 다소 주춤했다. 교보생명 측은 2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채권에서 발생한 손실 등 일회성 이슈가 발생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 동양·미래·ING도 무난한 출발

동양생명과 미래에셋생명, ING생명 등 다른 상장사들도 저마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동양생명의 경우 별도 기준으로 115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260억원 규모의 대규모 채권처분이익이 포함된 덕분이다. 다만 채권 매각 등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이익은 다소 낮은 실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손익 제외 시 세전 이익은 375억원으로 지난 2016년 1~3분기 평균 이익 790억원을 하회한다"고 분석했다.

ING생명은 APE 기준으로 보장성 보험은 15.7%, 저축성은 90.6% 늘리며 당기순이익 8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1% 늘어난 수치다. 미래에셋생명의 순이익 역시 11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5% 증가했다. 미래에셋의 실적 호조는 보장성 보험과 변액 보험의 성장에 힘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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