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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시대 도래]②`안전한 출구`를 찾아라

  • 2013.10.11(금) 15:13

완만한 테이퍼링 시나리오 지속..시장 불확실성 덜어
버냉키가 뿌린 돈 거두는게 첫과제..`비둘기 면모` 주춤할 수도

자넷 옐런이 최초의 여성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오른 것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시장에서 더 파격적인  것이 또 있다. 옐런이 이미 상당한 비둘기파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과거 연준의장의 면면을 보면 폴 볼커 전 의장은 긴축을 중시했고, 그린스펀 역시 매파로 알려졌다. 벤 버냉키도 의장으로 선임될 당시엔 비둘비파로 시장에서 인식되진 않았다. 그러나 옐런 만큼은 연준 의장이 되기 훨씬 전부터 완벽한 비둘기파로 각인돼 있다. 이는 그 자신은 물론 시장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 고용 중시하는 완벽한 비둘기..버냉키 행보 이어갈듯

 

비둘기파와 매파의 차이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가운데 무엇을 더 중시하느냐로 구분 짓는다. 비둘기파는 실업률을 낮추는 것을 더 걱정하고 매파는 인플레가 높아지는 것에 더 신경을 쓴다. 옐런은 고용을 중시하는 완벽에 가까운 비둘기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음 속으로 점찍었던 래리 서머스 역시 실업률을 상당히 신경썼지만 옐런만큼 오랫동안 강한 어조로 지속적으로 실업률을 걱정해 온 사람은 드물다. 옐런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를 넘더래도 제로(0) 금리를 유지해 실업률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할 수만 있다면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고 싶다고 말한 장본인기도 하다.

 

이런 옐런이 연준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시장은 상당한 불확실성을 던 것으로 보인다. 옐런은 최근 수개월간 통화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않았지만 항상 버냉키 쪽에 나란히 서왔다. 따라서 고용 부양을 중시하는 옐런 의장 역시 버냉키가 추구하려고 했던 완만한 속도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경로를 따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옐런 의장 본인도 오바마 대통령의 연준의장 지명 자리에 동석해 "양적완화 축소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아직 경제 회복세를 강화하기 위해 해야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아직 많은 미국인들이 직업을 찾지 못하고 부채를 어떻게 갚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인플레보다는 고용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 미 연준 재정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출처 모간스탠리)

 

◇ 버냉키가 뿌린 돈 거두기가 첫 과제..매의 탈 써야할 수도

 

문제는 선임자 버냉키의 예상대로 완만한 속도의 테이퍼링에도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은 상태로 유지될 경우다. 과거 뉴욕 연방은행에서 일한 크리슈나 구하 ISI그룹 애널리스트는 "옐런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는 하겠지만 무한정 양적완화를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결국엔 비용과 수혜 문제가 제기되며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옐런 부의장이 고용과 실업률에 너무 치우쳐 실기(失機)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통화완화를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을 과도하게 허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옐런이 다른 연준의장들보다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옐런이 자타공인 비둘기파이긴 하지만 과연 그가 얼마나 평소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시장에서는 물음표다.  옐런이 연준의장 자리를 물려받는 시점이 내년인 만큼 결국 그의 역할은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고 양적완화를 어떻게 줄이고 결국 끝낼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결국 버냉키가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것이 첫번째 과제이자 고비가 될 수 있다. 과거 경험을 비춰볼 때 연준의장들에게 이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전례가 없는 규모의 유동성 흡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낮고 고용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주택시장이 안정된 것은 맞지만, 연준이 시중에 풀린 3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다시 흡수하는 과정에서는 모든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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