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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키즈 콘텐츠 전성시대

  • 2017.05.22(월) 16:31

KT·카카오·유튜브 등 잇따라 어린이 콘텐츠 강화
스마트기기 시청패턴 감안해…해외 진출도 가능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최근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유난히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습니다. 키즈 콘텐츠, 쉽게 말해 영·유아 대상 동영상 서비스인데요. KT,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거나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유아가 동영상 콘텐츠를 많이 보는 경향이 있는 가운데 관련 서비스 확대는 구매력 높은 30~40대 부모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나아가 영·유아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언어·문화 장벽이 낮아 글로벌 시장 진출이 쉽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구글이 토종 포털 네이버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지만,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국내 영·유아 동영상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떠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16일 유튜브 어린이 전용 앱 '유튜브 키즈'를 국내에 선보였는데요. 유튜브 키즈는 지난 2015년 2월 출시된 이후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26여 개국에서 매주 8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시청하며 누적 조회수 300억회를 기록했습니다.
 

▲ 유튜브 키즈 앱 화면 [사진=유튜브]

 

유튜브 키즈는 영·유아 동영상 시청 트렌드에서 동반되는 문제점을 개선한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지난해 국내 유튜브 키즈·교육 콘텐츠 시청 시간은 전년보다 95%나 증가했습니다. 당연히 어린이가 동영상을 과도하게 시청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이에 따라 유튜브 키즈는 부모가 자녀의 유튜브 키즈 시청 시간을 제한할 수 있고, 유해 콘텐츠도 차단할 수 있도록 고안했습니다.

 

다만 유튜브 키즈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유튜브와 달리 별도로 앱을 다운로드 해야하는 장벽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여전히 강력하므로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유튜브 키즈로 이끌면 얼마든지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유튜브 앱을 켜면 유튜브 키즈를 광고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 움직임도 있습니다. 카카오도 유아 콘텐츠 전문 자회사인 블루핀을 통해 지난달 17일부터 유아 콘텐츠 앱 '키즈월드'를 '카카오키즈'(KAKAO KIDS)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2013년 3월 출시된 키즈월드는 미주,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수가 3000만건에 달하고 제공 콘텐츠가 2만 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계기로 카카오페이지, 키즈노트 등 자사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를 높여 국내 시장 입지를 굳히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 카카오키즈 앱 화면 [사진=카카오]


IPTV를 서비스하는 KT 역시 최근 어린이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TV 속에서 함께 놀 수 있는 가상현실(VR)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TV쏙'이라는 서비스인데요. 어린이의 움직임이 IPTV 화면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핑크퐁, 뽀로로 등 인기 캐릭터와 TV 속에서 함께 노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유튜브와 같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는 시청만할 수 있다면 이것은 어린이와 캐릭터가 TV 속에서 함께 놀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TV쏙은 아이가 캐릭터와 함께 노래, 율동, 체조 등을 배우면서 양치, 배변과 같은 생활습관도 기를수 있어 육아에 서툰 부모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란 게 KT의 설명인데요. 어린이의 TV, 스마트폰 이용이 교육에 부정적이라는 인식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는 KT의 IPTV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T의 올레TV 가입자 수는 작년 말 기준 577만명으로 SK브로드밴드(388만명), LG유플러스(293만명)를 제치고 전체 IPTV 시장 점유율 1위입니다. 무엇보다 KT가 모바일 키즈 동영상 강자인 유튜브로부터 시장을 뺏을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키즈 콘텐츠 영역을 둘러싼 IPTV와 스마트폰의 동영상 플랫폼 경쟁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KT는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입니다. 

 

▲ KT의 TV쏙 서비스 [사진=KT]

​​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기업들의 이같은 모습은 확 달라진 미디어 시청 행태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행태가 미래의 소비자인 어린 연령대에서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방송 매체 이용 행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작년 기준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용한 비율이 10대는 56.1%, 20대는 53.5%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난 2015년 18~19% 수준에 불과했던 것에서 급성장했습니다.

 

사업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유아기부터 형성된 플랫폼 충성도도 확보할 수 있지요. 영·유아의 부모가 구매력 있는 30~40대라고 본다면, 유료 콘텐츠나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능을 엮어 추가 구매를 독려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즉 키즈 콘텐츠는 동영상 서비스 업체라면 필수적으로 강화해야 할 분야라는 얘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디어 플랫폼 업체뿐 아니라 CJ E&M 같은 콘텐츠 제작업체도 영·유아 콘텐츠에 관심을 보입니다. CJ E&M은 영·유아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만들고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하는 키즈 크리에이터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CJ E&M 다이아TV가 개최한 '제2회 키즈크리에이터 선발대회'에는 무려 951개 팀이 1458개 콘텐츠를 응모했습니다. 

 

영·유아 콘텐츠는 서비스 영역이 국내 시장으로만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이성학 CJ E&M 부사장은 "키즈 콘텐츠는 언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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