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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리그테이블]②예고된 리스크 IFRS17, 준비는?

  • 2017.05.23(화) 08:32

순익 증가에 자기자본 늘린 대형사들 '여유'
'은행 상품리스트에서도 소외' 중소형사가 문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겠으나 공포에 사로잡힐 이유도 없다."

보험 업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최근 발표되자 시장에서 나온 반응이다. IFRS17이 곧 보험사의 자본 부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데다가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노력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순익을 끌어올리고 있고 이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대하는 추세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 건전성 지표도 개선하고 있다.

문제는 중소형사다. 벌써 시중 은행들은 창구를 통해 파는 상품 리스트에서 중소 보험사를 제한하고 나섰다. 자본 적정성 지표가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본 건전성이 낮다는 이유로 영업까지 타격을 받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 여유로운 삼성…한화·교보 자본확충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자산은 793조 529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51조 5149억원) 증가했다. 이중 자기자본은 68조 700억원가량으로 1.6%(1조 720억원) 늘었다. 생보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늘면서 재무상태도 다소 개선된 것이다.

보험사 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경우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1분기 313%로 지난해 말 304%보다 높아져 여유로운 편이다.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오르면서 자본 여력이 더욱 커져 당장 추가로 자본 확충을 할 필요가 없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도 변경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선제적으로 이를 준비하고 있어 IFRS17 도입 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대형사들도 비교적 무난하게 제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1분기 RBC 비율은 202%로 전 분기보다 3.3% 올랐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고려하면 RBC비율은 10%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 역시 해외에서 5억달러(5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농협생명의 경우 3월 말 RBC 비율이 185.9%로 전 분기보다 0.6%포인트 낮아졌지만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10%포인트가량 끌어올릴 계획이다. ING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의 RBC 비율 역시 여유로운 편이다.

◇ 다급한 중소형사…방카 타격까지

중소형사의 사정은 다르다. 흥국생명과 KDB생명은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RBC 비율 150%를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중 은행들은 이들 보험사의 상품 판매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특히 방카슈랑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중소형사들은 유상증자 추진과 지점 축소, 인력 구조조정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KDB생명의 경우 올해 2000억 유상증자와 함께 구조조정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 역시 점포 재배치와 인원 조정 등의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보험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대형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금감원은 1분기 보험사들의 실적 호조와 관련해 "주식시장 호전 등 투자여건 개선으로 순익이 증가해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실적 호조는 매도가능증권 및 부동산 처분 등 일시적 이익의 영향이 크므로 지속할 수 있는 손익 구조 창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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