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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노믹스&피플]정책통 이용섭 새 미션은 '공약 1호'

  • 2017.05.23(화) 14:12

'조세행정 섭렵' 인사청문회 3회 기록 보유
일자리위원회 실무 총괄...추후 입각 가능성도

지난 16일 이용섭 전 의원이 새 정부의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대통령 정책특보로 임명되면서 이 부위원장의 '관운(官運)'이 다시 한 번 주목 받았다.
 
이 부위원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차관급 이상 기관장에만 4차례에 오른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로, 관리로 출세할 수 있는 운을 타고난 사람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관운이 따르는 그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출범 첫 해부터 국정 핵심과제인 일자리 정책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 사진 : 이명근 기자/qwe123@
 
◇ 관운의 대명사...조세행정 그랜드슬램
 
이 부위원장은 행정고시 14회에 합격한 후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경제 콘트롤타워인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에서 오래 근무했다. 기관장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데 당시 국세심판원장(現 조세심판원장), 세제실장, 관세청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관세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발탁되는 첫 사례를 남겼다. 
 
이후에도 그는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을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영전해 참여정부 핵심과제였던 정부 혁신에 앞장섰다. 또 행자부 장관 취임 8개월만에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정통 관료로서 승승장구했다.
 
행자부와 건교부 장관을 지냈지만 사실 관가에서는 조세행정분야 최고 관료인 심판원장,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을 모두 거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무이한 기록을 더 상징적으로 평가한다.
 
건교부 장관을 끝으로 정치에 입문하면서 멀어졌던 관운은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비상경제대책단장으로 문 대통령의 경제공약 설계에 참여하면서 다시 싹트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를 계승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그가 첫번째 경제부총리가 될 것이라는 하마평도 쏟아졌다.
 
그런 그가 부총리가 아닌 외부 위촉직인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 기용되면서 관운이 다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지만 일자리위원회의 무게를 고려하면 부총리급 이상의 중책을 짊어졌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일자리 문제 해결은 문 대통령이 가장 전면에 내세운 경제공약이고 일자리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1호 지시사항으로 구성된 정부위원회이기 때문이다. 
 
◇ 일자리위원회는 `상왕`위원회
 
이 부위원장의 실제 영향력도 막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부위원장이 실무를 총괄하기 때문이다. 
 
부위원장 아래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교육부 장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고용노동부장관, 여성가족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장, 중소기업청장(장관급으로 조직개편 예정) 등 관계부처 장관급 11명과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있어서 '상왕 위원회'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여기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사대표와 연구기관장 등 민간위원까지 30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별도의 사무국에는 부처별로 파견 공무원 수십명이 상주하게 될 예정이다.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점검과 평가, 일자리 정책 기획 및 발굴, 부처 간 일자리 관련 정책 조정, 일자리에 관한 국민의견 수렴 등을 담당한다. 문 대통령의 공약인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게 된다. 23일 일자리위원회 설치·운영 경비지원을 위해 책정된 올해 일반회계 예비비 지출 예산만 48억1800만원이다. 
 
◇ 김영란법 모태 접대비실명제 도입
 
이용섭 부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수차례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호남(전남 함평)출신이라는 지역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행정관료의 덕목인 뛰어난 정책입안 및 수행능력과 함께 청렴함을 그 이유로 꼽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는 참여정부에서부터 인사청문회가 강화되면서 국세청장과 행자부 장관, 건교부 장관으로 3차례나 인사청문회를 치렀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정책적인 지적 외에 별다른 흠결을 찾지 못했을 정도로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국세청장 취임 당시 외부 청탁을 차단하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즐기던 골프도 끊어 화제가 됐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뛰어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그는 후배들이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다니며 '명예와 부는 공유될 수 없다' '공직자가 청렴해야 사회가 바로 선다' '공직자가 불편해야 국민이 편하다'는 지론을 펼쳤다. 
 
청렴함은 정책으로도 나타났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내수위축 등의 이유로 폐지된 접대비 실명제는 이용섭 부위원장이 국세청장 재직 당시에 만들었다. 접대비 실명제 폐지 당시 민주당 정조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투명하고 건강한 사회를 포기하고 접대공화국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접대비 실명제는 없어졌지만 그 취지는 이후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통해 살아났다.
 
또 그가 도입한 현금영수증제도도 지하경제 양성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입각해 다시 관료로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 깐깐한 인사청문회를 3번이나 통과한 점은 그 가능성을 높여준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부위원장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제1공약으로 내세운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역할을 준 거 아니겠느냐"며 "나중에라도 언제든지 입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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