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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文훈풍]②'뜬금 랠리' 이유는?

  • 2017.05.23(화) 16:03

朴정부 푼 유동성 위에 文정부 내수활성화 기대감
정치변수에 관망했던 수요층, 대거 '매수' 타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 주택시장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대선을 치르고 다시 열린 아파트 분양시장에 인파가 몰리고 매매시장에도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새 정부는 시장 안정과 주거복지를 공약의 골간으로 삼았지만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걷힌 이후 경기가 나아지면 집값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열기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달아오른 주택시장 분위기와 그 배경,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편집자]

 

새 정부가 들어선 직후 주택시장도 '허니문(文) 랠리'를 맞았다. 새로 공급되는 분양 아파트에 청약자가 몰릴 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에도 매수를 타진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집값도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때 아닌 호조'를 반기면서도 사뭇 의아하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M공인 관계자는 "10여년 전 참여정부 시기 정책을 보더라도 그렇고, 최근 정부 구성 인사나 지지층 성향을 봐도 문재인 정부는 주택시장에 대한  입장은 '안정'"이라며 "하지만 수요자들은 문 정부 출범을 마치 시장 회복 신호탄으로 여기는 듯한 분위기"고 말했다.

 

◇ '유동성 + 기대심리' 쌍끌이

 

▲ 서울 한 중개업소가 상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전 정부가 풀어낸 풍부한 유동성이 깔려 있는 상태에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을 주택시장 랠리의 배경으로 꼽는다. 주식시장에서 지난 22일 코스피가 2304.03으로 마감하면서 '2300 시대'를 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있는 상태다 보니 새 정부 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이 서로 상승(相乘)작용을 일으키면서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며 "지난 1분기 경기 회복세가 나타났고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걷히자 관망하던 수요층이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광의통화(M2)는 2436조9947억원(평잔·원계열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한 상태다. M2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수익증권 등의 금융상품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풀려 있는 자금이 워낙 많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고 가치상승 여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인기지역 신규 분양 아파트나, 서울 및 주변 주택시장으로 투자수요가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시장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로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건 것이 '주택시장 안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 출범 초기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를 통한 경제 선순환 구조 확립이 선결과제로 꼽히면서 주택시장에 부담을 주는 규제는 당장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 공급 '봇물' 터지자 수요자들 '반색'

 

▲ 지난 19~21일 사흘간 2만5000여명이 몰린 '인천 논현 푸르지오'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상담을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사진: 대우건설)

 

대선 직전까지 건설사들이 주요 신규 분양사업을 미뤄뒀던 것도 수요자들을 한꺼번에 분양 시장에 쏟아지게 한 배경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에서 지난 4월 전국 신규분양 민간 아파트는 8356가구뿐이었다. 전월보다 5103가구(38%), 작년 4월보다는 73%(2만2721가구) 줄어들 정도로 공급이 메말랐었다.

 

지만 대선을 앞둔 시기에도 부동산 시장 심리는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부동산(주택+토지) 소비심리지수는 112.1로 3월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2240개 중개업소와 일반인 6400가구를 상대로 설문해 산출한 것인데 0~95는 하강, 95~114는 보합, 115~200은 상승 국면으로 구분 해석된다.

 

특히 서울은 119.2를 기록하며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소비심리지수는 132.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 판촉 시점을 미루던 건설사들이 최근에야 물량을 내놓고 있는데 지방에 비해 비교적 공급과잉 우려가 덜한 서울과 수도권 단지들이 많다보니 수요자들이 재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조정 리스크가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망하던 수요층이 몰려나온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이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강남권 신규 아파트값이 3.3㎡당 4000만원대, 강북 일부 지역은 3.3㎡당 2000만원을 넘어서자 대기수요층이 '덜 오른 지역은 아직 상승여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B공인 관계자는 "더 늦기 전에 먼저 오른 지역 집값과 '키맞추기'를 할 곳을 찾아 투자하겠다는 이들의 문의가 많아졌다"며 "서울은 전셋값도 다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그 불안감에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수요자들까지 시장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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