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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사고나면 제조사·운전자 누구책임?

  • 2017.05.24(수) 18:34

'4차산업 혁명 사법과제' 심포지엄
자율주행기술 법제마련 논의 '후끈'

가속·주행·제동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사고를 낸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자율주행 기술의 흠결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제조사 책임이다. 다만 급박한 상황에서 운전자가 스티어링휠(핸들)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말이 다르다. 운전자 책임이 전혀 없지 않다.

 

▲ 24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선 '4차산업혁명과 사법의 과제'란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은 첫번째 세션으로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만약 차에 핸들과 브레이크가 없는 상태의 100%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내면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AI)이 차량의 운전 환경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기 때문에 사람이 손을 댈 여지가 없는 상태라 탑승자 책임을 묻기 어렵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의 사고만 놓고도 다양한 쟁점이 나올 수 있다.

 

4차산업 혁명의 핵심 분야이자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슈로 떠오른 자율주행차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해 정부와 사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대법원 산하 사법정책연구원은 24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4차 산업혁명과 사법의 과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선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핀테크와 의료·바이오 크게 3가지 주제가 논의됐다.

 

이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자율주행차다.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권문식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자사의 자율주행시스템 연구 현황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쇼 'CES 2017’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행사장 근처 도심 4km 구간을 달리는 시연을 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시연은 야간 자율주행이 포함됐다는 것. 보통 야간엔 주변이 어두워 센서가 사람과 자동차, 사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각종 불빛에 차선, 신호등이 반사되기 때문에 인식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진우 현대자동차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은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지난 1년 사이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미국처럼 소송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자율주행차로 도심을 활보한 것은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자동차 뿐만 아니라 인프라, 사회환경, 제도 등 정비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내 외 대학, 연구기관 및 산업계 등이 포함된 국가적 일관된 협력 추진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교통 법제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중기 홍익대학교 로봇윤리와법제센터장은 "자동차 사고의 책임이 운행자에서 제조사로 획기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전환의 전제 조건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결함에 대한 제조 책임을 인정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러한 개정이 없으면 피해자는 있으나 탑승자 및 제조사 모두 책임지지 않은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대비해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입법 로드맵을 짜야 한다는 조언도 관심을 모았다.
심우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단기적으로 행정규제와 관련한 자율주행차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 규정부터 민형사 책임 분배에 관한 법제 개선, 알고리즘 제조사에 대한 제조물 책임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구조적 변화를 고려해야 하며 IT산업 생태계에 관한 진지한 관심, 프라이버시 보호 방안 등,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서비스 방안 등 다양한 쟁점들을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향후 자율주행차의 기술적 발전을 현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고려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0년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은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 0~4까지 5단계로 나누는데 3단계는 돌발 상황에 수동전환하는 부분적 자율주행을 의미한다.

이재평 국토교통부 첨단자동차기술과장은 "정부는 민가니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예를들어 전국 어디서나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거나 세계최고 수준의 모의실험도시를 건설 중"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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