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사장은 최창걸(72)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따라서 최 부사장의 행보는 영풍그룹 주력사 중 하나인 고려아연의 향후 3대(代) 경영구도와 연관지어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고려아연이 경영실권을 쥐고 있는 최씨 가문 3세들 중 유일하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그룹은 공동창업주 고(故) 장병희 명예회장-고 최기호 회장에 이어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쳐 동업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 중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 몫으로 분류되는 계열사다. 장형진 회장이 실권을 쥔 영풍이 최대주주(26.9%)로 있지만, 회사 경영은 최기호 공동창업주 2세들이 번갈아가며 맡고 있다. 장남 최창걸 명예회장(등기), 차남 최창영(69) 명예회장(미등기)에 이어 현재는 3남 최창근(66)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구도에서 최 부사장은 3세들 중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최근 지분 확보 움직임은 차치하고라도 최 부사장은 최씨 일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보유주식 가치도 1040억원(11일 종가 30만7000주 기준)에 달한다.
아울러 겉으로 보기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듯 했지만 고려아연 입사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함으로써 다른 3세들보다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최 부사장은 미국 앰허스트 대학을 졸업한 뒤 콜롬비아대학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5월 고려아연 이사로 입사한 뒤 2009년 기획담당 상무와 2011년 전무이사를 거쳐 지난해에는 부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