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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계열정비 속도…'3개 자회사 없앤다'

  • 2017.05.26(금) 14:49

통합법인 출범전 인수한 스타트업 청산
계열사 75개, 조직정비로 경영효율 박차

옛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2014년 10월)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벌여온 카카오가 계열사 정비를 통한 '숨 돌리기'에 들어갔다.

 

합병 직전 20여개였던 계열사 수가 3년만에 4배 가까이 확대될 정도로 몸집이 불어나자 현재 이름만 올려 놓고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법인들을 정리하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 전 인수했던 스타트업들이 그 대상이다.  


26일 카카오에 따르면 자회사인 써니로프트와 씽크리얼스는 각각 지난 16일과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 해산을 결의했다. 또 다른 자회사 로티플은 지난 16일로 법인 청산을 완료했다.

 


써니로프트는 카카오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전인 2013년 2월 25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사들인 곳이다. '카카오택시' 성공 신화를 쓴 현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이 지난 2011년 창업한 회사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당시 네이버의 모바일 인맥구축서비스(SNS) '밴드'에 대항하기 위해 지인 기반 SNS '에피소드' 개발사인 써니로프트를 인수했다. 하지만 써니로프트를 품에 안은 이후 이 회사를 통해 별도의 서비스나 사업은 하지 않았다.

 

대신 당시 정주환 대표 등 써니로프트 핵심 인력을 그대로 흡수, 본체인 카카오의 서비스를 키우는데 역량을 모았다. 지금의 써니로프트는 회사 이름만 남아 있는 정도다. 이로써 써니로프트는 카카오에 인수된지 4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씽크리얼스 역시 카카오가 통합법인 출범 전인 2012년 6월 58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사들인 기업이다. 모바일 오픈마켓 '포켓스타일'과 소셜커머스 서비스 '쿠폰모아'를 운영하던 곳이다.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 이후 별다른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 15명 규모의 써니로프트 인력은 카카오 모바일 서비스 부문 각 부서에 흡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써니로프트와 마찬가지로 인력 확보 차원에서 카카오 품에 안긴 셈이다. 씽크리얼스는 카카오에 인수된지 5년만에 해산하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통합법인 출범전 카카오가 인수한 벤처기업들이 현재 독립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이 없어 법인 청산에 들어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가 2011년 51억원에 지분 100%를 사들였던 위치기반 할인쿠폰 서비스 제공업체 로티플도 지난 16일 법인 청산을 완료했다. 2011년 3월 설립된 로티플은 창업 초기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아 유명한 곳이다. 카카오 품에 안긴 이후 별도의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6년 만에 아예 문을 닫은 것이다.

 

카카오가 계열사를 정비하는 것은 회사 규모에 비해 비대하게 불어난 조직을 정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카카오 계열사 수는 지난 3월 기준 75개에 달한다. 작년 말 70개에서 석달 사이 5개가 늘었다. 통합법인 출범 직전(2014년 9월) 계열사 수가 20개 였던 것을 감안하면 3년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연결자산 264조원인 삼성전자 국내 계열회사(60개) 수를 웃도는 것이다. 자산총계 5조원대에 불과한 카카오의 계열사 수가 대기업 수준으로 불어난 것은 인터넷 특성상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서비스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적극적인 M&A를 벌인 결과다.

 

최근 카카오는 계열 재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로 방향을 돌린 상태다. 지난달에는 인터넷 기업으로선 이례적으로 카카오게임즈홀딩스란 게임 중간지주사를 설립하고 게임과 비(非) 게임 계열로 분리하는 계열 재편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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