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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창조센터]③긴호흡으로 도전하라

  • 2017.05.26(금) 18:04

스타트업 생존율 높일 방안 보완 필요
창조센터 노하우 살려 개편안 만들어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 정권에서 다뤄졌던 정책사항 재검토가 진행 중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웠던 창조경제 핵심 사업인 창조경제혁신센터도 그중 하나다. 일각에선 스타트업 지원이라는 대의명분은 살리면서 전 정권의 흔적을 없앨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나아갈 방향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

교통사고 발생시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때가 있다. 자신 차량의 블랙박스에 사고원인이 명확하게 녹화되지 않은 경우다. 만약 교통사고 발생 시 사고 차량과 목격 차량의 블랙박스를 시스템적으로 연결시켜 다각도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문제를 해결한 기업이 있다. 창업 4년차 엠투브(MTOV)다. 엠투브는 차량용 블랙박스 서비스 오마이씬(OMyScene)을 개발했다. 차량간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도로 위의 다양한 정보를 공유·활용할 수 있다.

 

특히 엠투브는 2014년 10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을 받아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다. 대전창조센터와 SK그룹이 함께 진행하는 드림벤처스타(DVS)는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비창업자, 스타트업, 연구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멘토링, 기술개발자금, 판로·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정상수 엠투브 대표는 "대전창조센터 지원을 받으면서 자체 개발한 서비스가 대외 공신력을 갖게 돼 해외 투자도 유치할 수 있었다"며 "조성주 카이스트 교수에게 1대 1로 코칭을 받을 수 있었던 점도 좋은 기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엠투브처럼 창조경제센터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창조경제센터의 공로는 분명하다.

 

▲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은 엠투브 [사진=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


◇ 창업초기 지원이 전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창조경제센터만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느냐. 그것은 아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여러기관에서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사업별 차별화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선 정부지원금은 최대한 많이 받으려 하지만 정부의 간섭은 최대한 피하려 하는 경향도 문제다. 일각에선 이를 악용해 정부지원금만 받도록 컨설팅해주는 기업까지 생겼을 정도다. 

 

A지역 창조경제센터 관계자는 "실제적으로 창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살펴보니 지속적으로 투자해줄 투자자와 1대1 맨토링으로 파악된다"면서 "창조경제센터에도 민간 엑셀러레이터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엑셀러레이터는 자신들의 돈을 투자한다. 자칫 비전없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간 기업뿐 아니라 엑셀러레이터도 같이 손해보는 구조다. 때문에 민간 엑셀러레이터는 담당자 한 명당 2∼3개 정도 스타트업 발굴을 전담시켜 성장이 지속되도록 지원하고 때론 간섭하기도 한다.

 

하지만 창조경제센터는 스타트업 초기 창업지원은 잘 이뤄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리가 허술해질 수 밖에 없다. 창조경제센터별로 매년 새로운 지원기업을 선발하고 기존 기업을 졸업시키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의 창업 3년 이후 생존율은 38%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무역협회 조사를 보면 창업 10년 뒤 생존율은 8%로 급감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변화는 불가피한 분위기다. 업계는 창조경제센터를 국민아이디어창업허브로 개편하는 안 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될 경우 통합하는 안 등이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일부 성과가 더딘 혁신센터는 통·폐합하는 내용도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창조센터 노하우 살려내야

 

창조경제센터 관계자들은 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지속적인 지원환경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새 정부가 4차산업혁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다루는 강원창조센터가 쉽게 사라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정치적 분위기와 상관없이 진행 중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혁신센터가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B지역 창조경제센터 관계자는 "어떤 쪽으로 변화하든 핵심은 스타트업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지속적인 환경 마련"이라며 "창조경제센터가 쌓아온 노하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각 지역별 창조경제센터가 진행하는 사업을 보면 활용가치가 높은 것들이 많다. 예를들면 대전창조센터는 매월 '대전창조경제 파이낸셜데이'를 개최해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들의 금융 상담을 진행하는데 매번 100여명 이상이 참석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강원창조센터는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는 조련사(AI TUTOR) 양성과정을 지난해 만들었다. 인공지능 조련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1기의 경우 절반 가량이 AI·빅데이터 관련 기업에 취업했다.

 

경기창조센터도 작년부터 전국 센터의 유망 스타트업 정보를 정리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의 더 많은 한국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경기창조센터는 해외투자유치를 담당하는 글로벌1팀, 2팀 등 부서가 두 개나 있을 정도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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