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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독 아닌 약'…지주사 주가 '훨훨'

  • 2017.05.30(화) 11:13

주요 대기업 지주사 주가 이달에만 20% 급등
지배구조 개선하면 대기업 스스로에게도 도움

주요 대기업 지주회사의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 LG와 SK, 두산, 한화, CJ, GS 등 주요 대기업 지주회사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평균 20%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새 정부가 재벌 개혁을 강조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수혜 기대가 더 크게 주목받고 있다. 주식시장이 새 정부의 공약에 주가로 화답하고 있는 만큼 재벌 개혁이 재벌 대기업 스스로에게도 독이 아닌 입에 쓴 좋은 약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대기업 지주사 주가 '훨훨'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그룹의 지주사인 GS의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무려 23% 넘게 급등했다. 최근 4년여 동안 5만원대에 갇혀있던 GS의 주가는 불과 한 달 새 7만원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LG그룹의 지주사인 LG와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의 주가도 같은 기간 나란히 21% 넘게 올랐고,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도 20% 넘게 상승했다. CJ그룹의 지주사인 CJ와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각각 17%와 15%씩 올랐다.

이달 들어 주요 지주회사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19.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6.7%와 비교하면 거의 세 배에 달했다. 


◇ 새 정부 출범 효과 가장 커

최근 대기업 지주사의 주가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새 정부 출범 효과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재벌 개혁을 강하게 천명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지주사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대표적인 재벌 개혁론자로 꼽히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각각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낙점하면서 재벌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주식시장에선 이들 두 사람의 성을 딴 '김·장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장 쌍두마차가 재벌 개혁을 제대로 진행하면 개별 계열사는 물론 이들을 아우르는 지주사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주가 역시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 재벌 개혁이 재벌에도 이익

정책적으론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스튜어드십 코드와 다중대표소송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말한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대기업의 모회사가 자회사의 위법 행위로 손해를 볼 경우 모회사 주주들이 이사회를 비롯한 등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다중대표소송제 모두 대주주의 전횡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장치들이다.

주식시장이 여기에 환호하는 이유는 재벌 개혁이 재벌 일가의 이익엔 반할 수 있지만 재벌 기업 자체엔 그만큼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대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주주이익 강화는 물론 해당 기업의 체질도 그만큼 좋아질 것이란 얘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자회사 부실 해소로 지주사 관련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이번에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지주사 상승 사이클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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