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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계약 깨질라' 다급한 채권단

  • 2017.06.09(금) 17:50

박삼구측 제시 '상표권 조건' 더블스타 수용여부 주목
자칫 매각 무산땐 금호타이어 또다시 '풍전등화' 신세

금호타이어 매각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허용했지만 예상을 벗어난 과도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공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로 한 '더블스타'로 넘어갔다.

더블스타 측이 과도한 조건이라 판단해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 경우 그토록 금호타이어를 갖고 싶었던 박삼구 회장 측이나 매각을 통해 채권 회수를 노렸던 채권단, 그리고 금호타이어 등 어느 쪽도 이득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당장 대출금 상환에 허덕이는 금호타이어는 또다시 바람 앞의 등불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 공은 일단 더블스타에

공은 일단 더블스타로 넘어갔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상표권을 가진 금호산업 측에서 제시한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의 조건을 9일 더블스타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사용료율이나 사용기간 등 애초 산은이 제시한 조건을 크게 벗어난 과도한 조건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 조건에 대한 판단과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더블스타에 달려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와의 주식매매계약(SPA) 종료일인 9월23일까지 3개월 이상 남은 상태여서 더블스타 측에서 상표권에 대한 추가 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고 상표권 이외에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블스타의 입장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이다.

 

계약 해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기업가치까지 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자료:금호산업



◇ '채권 회수해야 하는데' 다급한 채권단

이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채권단은 당장 이달말 금호타이어 대출금 1조3000억원을 오는 9월말까지 만기연장을 해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내주초 주주협의회를 열어 만기연장을 포함해 현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당장 뾰족한 답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더블스타 측이 이달 중으로 계약 해지를 선언할 경우 대출금 만기연장도 어려워질 수 있다. 7월 이후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채권단 4분의3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쉽사리 동의해주기 어렵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1조3000억원을 포함해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은 총 2조원에 달한다. 또 다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역시 이런 배경에서다. 채권단 입장에선 다급할 수밖에 없다.

만기연장이 되고 재매각을 추진하더라도 금호타이어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금호타이어 매출에서 중국법인 비중이 39%에 이르는데 이미 이들 법인에서 적자를 내고 있고, 중국계 더블스타와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엔 중국에서의 영업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채권단은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중국법인에 대출해준 금액도 돈이 없어서 당장 갚을 수 없다고 산업은행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며 "지금 상황에선 더블스타로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애초 재매각을 기대했던 일부 채권단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박삼구

상황이 이렇다보니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까지 언급하고 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할 당시에만 해도 흑자였는데 2~3년새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은 경영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는 매각여부나 상표권을 떠나서 박 회장이 대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진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의 경영권이 박탈되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도 함께 박탈된다.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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