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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선수가 국내에 세금 내는 이유

  • 2017.06.12(월) 16:26

992일 중 836일 해외거주해도 '거주자'
가족·자산 등 생활관계 엄밀히 따져 판단

해외파 스포츠 선수들의 세금 문제는 꾸준히 이슈가 되고 있다. 일년 중 대부분을 해외에 거주하는 프로선수들은 언뜻 '비거주자'로 보여 국내 세금에서 자유로운 것 처럼 보인다. 관련기사☞ [단독]해외파 축구선수, 소득세 과세 '취소'


소득세법에서 비거주자는 국내원천소득에 한해서만 세금을 내면 되지만 비거주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세청의 비거주자와 거주자 판단 근거를 살펴봤다. 

 

 
◇ 이승엽, 국내 부동산 취득

일본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했던 이승엽 선수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번 국외 원천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냈다가 자신이 소득세법상 비거주자에 해당한다며 세금을 환급해달라고 경정청구를 신청했다. 
 
이 선수는 "8년 장기계약을 맺고 배우자와 자녀와 함께 외국에서 거주했다"며 "1년 이상 국외 거주가 필요한 직업을 가졌고 생계를 함께하는 가족과 외국에 거주했기 때문에 소득세법상 비거주자 요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거주자 여부는 가족관계 및 자산상태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단한다"며 "일본 출국은 국외 이전으로 볼 수 없고 직업 및 자산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다시 입국해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세심판원은 이승엽 선수의 경정청구를 기각했다. 2006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번 연봉 대부분을 국내로 송금했고, 이를 원천으로 2010년 수익용 부동산을 취득해 고액의 임대수입이 올렸는데 이를 신고할 때도 국내거주자로 판단해 자진신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 이근호, 귀국 후 군입대 
 
일본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이근호 선수는 992일 중 836일을 일본에 거주했지만 국내 거주자로 간주돼 세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국세청과 조세심판원은 다양한 생활관계를 근거로 그를 거주자로 판단했다. 이 선수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에 거주하면서 활동했는데 연봉의 대부분을 국내 계좌로 송금했다.
 
또한 병역 미필자로 귀국 후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스스로 거주지라 주장했던 일본에서 그를 비거주자로 보아 소득세 20%를 원천징수한 점도 작용했다. 국내에 본인 소유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생활 근거지가 국내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논리를 받아들여 이 선수의 종합소득세 과세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또한 이 선수의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세법 해석이 달랐을 뿐 고의나 과실, 착오로 세금을 안 낸 것은 아니다"는 이유로 가산세를 취소해달라는 처분도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준영 세무회계 여솔 세무사는 "항구적인 거주지를 판단할 때의 기준은 보통 가족이나 재산관계"라며 "국내에 거주하지 않은 기간이 길더라도 과세 취소 처분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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