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적도 아군도 없다’…도시바 인수전 달구는 합종연횡

  • 2017.06.13(화) 15:50

[日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④
SK하이닉스·웨스턴디지털, 미일연합 합류 가능성
홍하이, 애플·델 등 연합군 형성…막판 세불리기

'적도 아군도 없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이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오는 15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인수후보들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면서 섣불리 승자를 점칠 수 없는 예측불허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13일 외신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그간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은 ▲미국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과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연합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주축의 미일 연합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 연합이 각축을 벌였다.

도시바와 합작관계에 있던 웨스턴디지털도 독점협상권을 주장하며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의욕을 불태웠다. 인수전 초반에는 웨스턴디지털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도시바가 몸값 올리기 차원에서 입찰경쟁에 불을 붙이자 웨스턴디지털은 지난달 중순 국제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럼에도 도시바가 입찰을 계속 진행하자 전략을 바꿨다.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도시바메모리 인수가격을 1조6000억엔(약 16조원)에서 2조엔(20조원)으로 올리고 회사채를 사들여 자금을 공급하는 양보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웨스턴디지털의 이같은 제안을 도시바가 받아들일지 속단하긴 어렵다.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는 곳은 2조2000억엔(22조원)을 써낸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연합이다. 브로드컴은 통신용 메모리 반도체를 제조하는 기업이라 낸드플래시 중심의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해도 반독점 심사를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일부에선 미일 연합의 한축을 형성하는 산업혁신기구와 웨스턴디지털의 제휴 가능성을 점친다. 산업혁신기구는 일본 기업을 상대로 진행한 자금모집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국 반도체기술의 해외유출이 달갑지 않은 일본 정부가 산업혁신기구와 기존에 도시바와 협력관계였던 웨스턴디지털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일 연합에 베인캐피탈이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베인캐피탈이 미일 연합에 가세하면 베인캐피탈과 손잡은 SK하이닉스도 자연스럽게 미일 연합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그간 약체로 평가받던 SK하이닉스-베인캐피탈 연합이 유력한 인수후보군에 들어가는 셈이다. 당초 SK하이닉스-베인캐피탈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지분 50% 정도를 1조엔(10조원) 가량에 사들일 계획이었다.

3조엔(30조원)의 인수가격을 써내 가격 측면에서 가장 앞서있는 훙하이 연합은 중국으로 기술유출을 꺼리는 일본 내 여론으로 인해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애플과 델 등이 홍하이 편에서 인수전에 참여키로 결정하는 등 막판 세불리기가 한창이라 최종 결과는 예측불허로 흐르고 있다. 궈타이밍 회장은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도 참가 여부를 놓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시바는 오는 15일 이사회에서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계약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거래 종결은 내년 3월31일을 목표로 잡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