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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A주 MSCI지수 편입…"오히려 기회"

  • 2017.06.21(수) 10:54

금융당국·투자업계 "큰 타격 없을 것"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 충분히 상쇄

중국 본토에 상장된 중국A주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우리나라가 속한 신흥시장지수에 중국A주가 새롭게 들어오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20일(현지시각)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결정했다. 대상 종목은 222개 대형주고, 비중은 약 0.73%다. 이번 결정으로 MSCI 신흥국지수에서 중국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27.7%에서 28.4%로 높아지고, 한국물 비중은 15.5%에서 15.2%로 0.23%포인트 하락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우려가 반영되면서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포인트(0.46%) 하락한 2358.23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하락 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22포인트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오전 10시40분 현재 외국인은 95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중국이 지난 2014년부터 편입을 추진해왔고, 올해 4번째 시도에서 종목 수를 줄여 편입에 성공한 만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 외국인 자금 유출 따른 영향 크지 않아 

우리 시간으로 21일 오전 5시30분에 중국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이 결정되자 금융위원회는 오전 8시에 곧바로 주식시장 동향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연구원 등 각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중국A주의 MSCI 편입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약 6000억~4조3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실제 편입 시기가 내년 6월인 점, 신흥국 펀드 증가 추세와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조원 수준이던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가 올해는 5월 현재 벌써 9조원을 넘어서면서 최대 유출 가능 규모인 4조3000억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추가로 국내 자본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될 수 있도록 다양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파생상품과 채권에도 외국인 옴니버스 계좌 제도를 시행해 편의성을 끌어 올리고, 공모펀드와 파생상품 등 다양한 수요에 맞게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등으로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해외 주요 거래소와 제휴해 접근성을 높이는 등 시장의 자체 매력도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 금융위원회는 21일 정은보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국A주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과 관련한 주식시장 동향 점검 회의를 열었다. 사진=금융위원회

◇ 금융투자업계 "오히려 기회 될 수도"

증권가에서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A주의 MSCI지수 편입이 이미 충분히 예견된 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최근 코스피지수가 6년간의 박스권을 뚫고 연일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악재를 상쇄할 수 있는 모멘텀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악재 요인은 맞지만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를 훼손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견조한 상황에서 MSCI 신흥국 비중 조절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살 기회"라고 조언했다.

올해 글로벌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전환하는 추세인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이 예상되는 만큼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추세가 크게 훼손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이면 문제가 되겠지만 지금은 신흥국으로 자본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이런 흐름을 가속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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