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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갈 길 바쁜 지주 전환…급한 불 껐다

  • 2017.06.22(목) 10:59

미포조선, 로보틱스 지분 7.98% 정리…순환출자 해소
증손회사 계열 지분 금지도 충족…지주 매듭 잰걸음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매듭짓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와중에 급한 불을 껐다. 맞물려 요건 충족을 위한 실타래도 하나 둘 풀기 시작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현대로보틱스 소유지분 7.98%(90만540주)를 블록딜을 통해 처분했다. 매각금액은 3760억원이다. 올 4월 현대중공업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전(前) 현대중공업(보유지분 94.92%)→현대삼호중공업(42.34%)→현대미포조선(7.98%)→중공업으로 연결되는 조선 3개사 순환출자가 지배구조의 핵심축이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중공업(조선·해양·엔진), 현대일레트틱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순환출자가 생겼다.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진 것.

공정거래법인 2014년 7월부터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합병 등을 통해 불가피하게 생긴 형성된 경우에는 6개월 내로 처분토록 하고 있다.

이같은 규제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매각해야 했던 현대미포조선이 이를 해소한 것이다. ‘산 넘어 산’인 지주회사 전환 요건 충족을 위한 실타래를 하나 둘 풀어나간다는 의미도 갖는다.
 
현대로보틱스는 지주회사 요건 중 ▲자산총액 1000억원(올 7월부터 5000억원) 이상 ▲자산총액 중 자회사 지분가액 비중 50% 이상 등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현대로보틱스의 총자산은 현재 4조7873억원(분할일 4월1일 기준)이다. 또 자회사 지분가치(3조8938억원) 비중도 88.6%에 이른다.

현대로보틱스는 또한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주주를 대상으로 현물출자·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3개사 주주로부터 주식을 넘겨받은 뒤 그 값만큼 현대로보틱스 신주를 발행하는 것.

이를 완료하면 현재 3개사 지분을 각각 13% 소유하고 있는 현대로보틱스는 각각 27%로 확대하게 된다. 분할 이후 2년 내로 완료해야하는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인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게 되는 것.

 

 

하지만 여전히 녹록치 않은 걸림돌 또한 도사리고 있다. 최대 관건은 손자회사의 100% 증손회사외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증손회사의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요건이다.

지주회사 전환으로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현재 현대로보틱스의 손자회사, 증손회사다. 따라서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반면 현 지분율이 42.34%인 까닭에 미포조선 지분 57.66%를 매입해야 한다. 하지만 매입 비용을 감안할 때 현실성이 낮아 어떤 식으로든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으로 증손회사의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요건은 해소했지만 해결해야 할 지분이 더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 각각 7.98%도 정리해야 한다.

지주회사체제 내의 금융사 지배 금지 규제에 따라 현재 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도 처분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의 경우에는 지난해 6월 마련한 자구계획에 따라 현재 매각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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