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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뉴 컬처]③'워라밸'을 아십니까?

  • 2017.06.28(수) 16:10

Work and Life Balance(일과 가정의 양립) 적극 추진
'남성 의무 육아휴직' 등 다양한 가족친화정책
"가정이 편해야 업무 능률도 올라"

롯데그룹이 변하고 있다.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임직원들의 행복과 탄력적인 조직을 목표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뉴 롯데' 핵심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며 독려하고 있다. 롯데그룹에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지 조직, 사람, 문화 측면에서 짚어본다. [편집자]


최근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화제다. 워라밸은 '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의 줄임말이다. '저녁이 있는 삶' 혹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의미다. 워라밸은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워라밸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가 가장 눈에 띈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워라밸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직장' 만들기 일환이다. 과거와 달리 유연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신 회장의 생각이다.

◇ '남성직원 의무 육아휴직' 파격

롯데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장생활이 어려웠던 여성 임직원들을 위한 제도개선에 나섰다. 그 덕에 현재 롯데의 여성직원 관련 정책은 국내 대기업중 최고 수준이다. 워라밸에 집중한 결과다. 롯데의 워라밸은 이제 남성직원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남성직원 의무 육아휴직'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지난 1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남성 의무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육아에 남성 임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토록 해 남성과 여성 모두 행복감과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남성 육아휴직은 이미 존재하지만 이를 전면적으로, 그것도 '의무화'한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였다. 내용은 더 파격적이다. 남성 임직원은 배우자가 출산하면 최소 한달 이상 의무적으로 휴직해야한다. 급여도 100% 보장된다. 신동빈 회장은 남성 육아휴직을 권고해도 눈치를 보느라 효과가 적다고 판단해 '의무'를 넣도록 했다. 그러자 남성 임직원 육아휴직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남성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은 250명에 달한다.

최근 육아휴직에 들어간 롯데 계열사 직원은 "처음에는 신청하기가 망설여졌다"며 "하지만 회사에서 적극 장려하고 부서원들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여서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이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제발 집에 가라" 등 떠미는 회사

롯데는 가정을 중요시 한다. '집안이 편안해야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잇따라 가족 친화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롯데는 '가족 중심 경영'을 '상생경영'과 함께 그룹의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 계열사중 35개사가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이 뿐만이 아니다. 롯데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사업들을 하고 있어 임직원들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롯데 패밀리 W카드'가 그 예다. 이 카드에는 롯데 계열사들의 각종 할인 혜택이 모아져 있다. 롯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발급된다. 이 카드를 사용하면 할인 혜택이 풍성하다.


일부 롯데 계열사에서는 오후 6시가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 야근하느라 집에 늦게 가지말고 일찍 귀가하라는 회사의 배려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업무가 밀렸는데도 미뤄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지만 감내하겠다는 생각이다. 롯데의 이런 정책은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로 직결된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정이 편해야 일에도 능률이 오른다"면서 "회사에만 얽매이다 보면 자연히 가정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회사가 이 시간들을 보장해준다면 일하는 임직원들도, 궁극적으로는 회사도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 "업무 만족도·행복지수, 가정과 연관관계 크다"

롯데의 가족 중심 경영이 올바른 방향임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가 조사해 발표한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와 기업문화'라는 보고서다. 국내 100개 기업의 근로자 4만951명을 조사 대상으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야근 일수는 주 5일 기준 평균 2.3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이상 야근을 하는 경우도 전체 근로자 수의 43.1%를 기록했다. 야근은 업무 성과를 내기 위해서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는 반대였다. 야근이 오히려 업무의 생산성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평균 수준 야근을 하는 직장인의 업무 생산성은 57%였던 반면 주 5일 야근을 하는 근로자의 생산성은 45%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야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업무의 생산성이 증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일찍 출근해 야근하는 것이 직장인의 미덕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롯데는 이 점에 주목했다. 야근하는 것보다 그 시간을 가정에 할애하는 것이 임직원들의 행복감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임직원들의 행복감과 만족도가 높아질 수록 회사 업무도 더욱 높은 효율을 낸다는 분석이다. 롯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와 행복지수는 가정과 연관이 깊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롯데의 기업문화 바꾸기 행보를 보고 내부에서 부럽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우리도 최근 기획부서를 중심으로 여러 안들을 두고 조사 및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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