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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고맙다, G4렉스턴”…쌍용차 평택공장이 춤을 춘다

  • 2017.06.28(수) 18:26

용접 자동화 등 품질 강화 위한 생산공정 개선
5월부터 휴일 없이 생산 매진…직원들 ‘들썩’

“잔업과 특근이 늘어 월급통장이 두둑해졌습니다. 그런데 워낙 일이 많아서 돈 쓸 시간이 없네요. 나중에 여윳돈으로 차를 바꿔볼까 생각중입니다.”

 

G4렉스턴 출시 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직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01년 이후 16년 만에 돌아온 G4렉스턴이 대형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생산물량이 크게 늘어나서다.

 

휴일도 반납한 채 일에 매달리고 있지만 직원들은 전혀 힘들지 않은 기색이다. G4렉스턴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잠시 일터를 떠났던 옛 동료들도 돌아와 공장에는 생기가 돈다.

 

◇ 조립3공장, 프레임 모델 생산의 강자

 

28일 찾은 쌍용차 평택공장은 회사의 산 역사다. 국내 유일의 SUV 전문 메이커로 이 곳에서 코란도와 무쏘 등 시대를 주름잡았던 SUV가 탄생했다.

 

26만4000평 규모의 평택공장은 차체 외부 판넬을 만드는 프레스공장 2개, 판넬을 차체로 제작하는 차체공장 5개, 완성된 차체에 색을 입히는 페인트공장 2개, 마지막으로 차량을 조립하는 조립공장 2개(라인 3개)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조립1라인은 코란도C와 티볼리, 티볼리에어를, 조립2라인은 체어맨W와 코란도 투리스모, 티볼리를 생산한다. 조립3라인은 코란도스포츠와 G4렉스턴을 만든다.

 

특히 조립3라인은 모노코크(차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별도 프레임 없이 여러 부품을 접합해 제작) 구조의 차량을 생산하는 1·2라인과 달리 프레임(차량의 기본 골조인 프레임 위해 차체를 조립해 제작) 구조의 차량만 생산한다. 쌍용차가 오랜 시간 SUV 메이커로서 입지를 굳힌 만큼 프레임 차량을 조립하는 이 곳 직원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공정에선 로봇들이 패널(Panel)을 직접 용접하고 조립해 완성된 차체를 만든다.

 

먼저 차체를 제작하는 차체2공장을 방문했다. 작업장 중간으로 들어서니 대형 로봇들이 분주하다. 이 공장에는 총 105개 세트의 로봇들이 각 패널(Panel)을 용접하고 조립해 하나의 차체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완성된 차체는 색을 입히는 도정공정을 거쳐 조립공정으로 넘어온다. G4렉스턴 생산과정을 보기 위해 조립3라인으로 발길을 옮겼다. 차체공정에선 대다수 작업을 로봇들이 했다면 조립공정에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현재 조립3라인에는 약 278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쌍용차는 조립공정에서의 품질 향상을 위해 에러 프루프 시스템(Error Proof System)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조립 조립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컨베이어가 멈추고 알람이 울려 작업자가 잘못된 부분을 찾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조립3공정의 김춘식 팀장은 “새로운 시스템과 설비를 통해 조립자의 실수도 잡아낼 수 있어 고르고 높은 품질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4렉스턴이 회사의 자존심인 만큼 만큼 생산과정에서의 품질 향상을 위해 공장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쌍용차의 자랑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한 번 떠올랐다.

 

◇ 직원들을 웃게 한 G4렉스턴

 

G4렉스턴을 생산하기 위한 첨단 시스템 도입과 완성차의 생산과정도 신기했지만 가장 깊은 인상은 직원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만족감이다. 쌍용차는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워크아웃과 노동자 파업 투쟁 등 우여곡절을 겪은 이후 2015년 출시한 티볼리의 성공을 통해 경영정상화의 길에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G4렉스턴은 과거 대형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했던 쌍용차의 자존심을 세워줄 뿐 아니라 이를 생산하는 직원들에게도 자부심을 안겨준다.

 

판매 첫 달인 지난 5월, G4렉스턴은 2733대를 판매하며 경쟁 모델인 모하비(1783대)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공장 직원들은 지난달 초 황금연휴기간에도 직원들은 작업장에 나와 G4렉스턴 생산에 매달렸고, 이는 G4렉스턴이 프리미엄 SUV 시장의 강자로 올라서는데 밑거름이 됐다.

 

조립3라인에서 일하는 조준구 직장은 “티볼리를 처음 출시했을 때처럼 G4렉스턴도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에 생산공장 직원들도 고조된 상태”라며 “특히 G4렉스턴의 높은 인기로 잔업과 특근이 늘어 작년보다 급여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뿐 아니라 다음달에도 지금처럼 빡빡한 일정으로 돌아가야 물량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통장은 두둑해지는데 돈 쓸 시간이 없다”며 웃음 지었다.

 

▲ 차량 제작과정 중 조립공정은 사람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다. 특히 쌍용차 평택공장은 G4렉스턴 생산을 위해 많은 노동자들이 휴일을 반납한 채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쌓여가는 통장 뿐 아니라 옛 동료들과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점,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등을 생각하며 뿌듯해한다.

 

쌍용차는 G4렉스턴 생산을 앞두고 원활한 공장 운영을 위해 해고 노동자 26명을 복직시켰다. 이들은 빠르게 업무에 적응하고, 생동감 넘치는 공장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조 직장은 “업무 숙련도가 높았고, 이미 쌍용차만의 문화를 알고 있던 직원들이라 금방 업무에 적응해 역량을 펼치고 있다”며 “아픔이 있었던 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도 크고 청소 등에 앞장서 작업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 Q200(신형 픽업 트럭)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주간 1교대로 운영되는 조립3라인도 주·야 2교대로 운영할 계획이다. 직원들은 공장 생산량이 늘면 늘수록 더 많은 옛 동료들이 현장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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