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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대책 열흘, 매매 '냉탕'·분양 '열탕'

  • 2017.06.29(목) 11:35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 둔화·강북은 상승
분양권 거래 급감..신규 분양에 수요 몰려

6·19 부동산대책이 발표된지 열흘이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매매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 반면 신규 분양 시장의 열기는 뜨거운 모습이다.

 

정부가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이어가고 있고, 대출규제 강화 등의 조치가 시행되면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8월 종합대책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 역시 실수요자들의 발길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짙은 관망세 속 강남·강북 온도차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은 전주 0.32% 대비 0.08% 오르는데 그쳤다. 이중 강남권역은 중개업소 단속 등의 여파로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이 전주 0.24% 에서 0.1%로, 서초구는 0.21%에서 0.17%, 송파구는 0.45%에서 0.12%, 강동구는 0.39%에서 0.05%로 낮아졌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반면 종로구는 0%에서 0.08%, 구로구는 0.2%에서 0.26%, 금천구는 0.21%에서 0.27%, 도봉구는 0.17%에서 0.58%, 동대문구는 0.29%에서 0.52%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합동 단속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영업을 중단한 상태고, 매수나 매도자들도 거의 발길을 끊은 모습이다. 일부 매도인들은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정도 가격을 낮췄지만 거래는 없었다. 박순애 명가공인중개사 대표는 "일부 영업을 재개한 중개업소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한 상황"이라며 "거래도 없고 시세변동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북의 경우 강남과 분위기가 달랐다. 동대문구 한 중개업소 대표는 "분위기와 시세에 대해 물어보는 문의가 많다"면서 "강북의 경우 강남보다 실수요 위주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7월3일부터 금융규제가 강화되고 8월 정부의 추가 대책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주택구입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단속을 피해 문을 닫았던 중개업소들이 하나 둘씩 다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잠깐 웅크린 시장이 원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권 시장의 경우 6·19대책과 정부의 합동단속 여파로 가격 급등세는 당장 꺾였지만 이같은 추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확신할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6월 서울 분양권 거래 '뚝'


올들어 증가세를 보이던 서울 분양권 거래도 6월에는 급감했다. 지난 26일 기준 6월 서울 분양권은 679건으로 5월 1140건에 비해 40%이상 줄었다.

 

서울 분양권 거래는 지난 1월 419건에서 2월과 3월 각각 433건, 462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4월 744건, 5월에는 1140건까지 급증했었다. 특히 5월 분양권 거래는 월별기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6월 899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 가능한 분양권 물량이 줄고 정부가 다운계약서 등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6월 분양권 거래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구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실제 다운 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정부 단속으로 거래가 끊긴 상황"이라고 밝혔다.

 

▲ 2017년 서울 분양권 거래량(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앞으로도 분양권 거래는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정부가 6·19 대책을 통해 분양권 거래 제한지역을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7월3일부터 분양권 거래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로 분양권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거래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규분양 시장은 활황 


반면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는 뜨거운 모습이다. 인기지역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고, 건설사들도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기 전에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26일부터 7월1일까지 총 16곳에서 9757가구(오피스텔, 임대 포함)의 청약 접수를 받는다. 지난주 분양실적 6702가구보다 45.6% 증가한 물량이다. 견본주택은 14곳에서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 준비에 돌입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30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5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개관한다. 최고 29층, 전용 59~130㎡, 총 1745가구 규모 조성되며, 이중 72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현대산업개발은 같은 날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2구역 재건축아파트 '인덕 아이파크' 견본주택도 열 계획이다.

 

효성도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견본주택을 연다. 지상 최고 43층 6개동으로 구성되며 전용 40~237㎡, 총 1140가구다.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에 나서는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도 관심을 받고 있다. 6.19 대책에서 비켜간 지역으로 전매제한이 6개월이다. 지상 최고 49층, 12개동으로 총 3472가구다. 아파트와 아파텔,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되며 아파트는 전용 84~95㎡ 2230가구, 아파텔과 오피스텔은 전용 29~84㎡ 1242실 등으로 구성된다.

 

▲ 23일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사진:윤다혜 ydh@)

 

지난주 문을 연 인기지역 견본주택에도 투자자들이 수만명씩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3일 개관한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에는 3일간 약 5만5000명,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에도 2만5000명이 다녀갔다.

 

2만3000명의 투자자가 몰렸던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에는 23일부터 3일간 2만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 단지는 올해 서울 민간분양중 가장 높은 평균 37.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324가구 모집에 총 1만2305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6.19부동산대책의 실효성 논란과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매금지 확대와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자금력 있는 실수요자들의 당첨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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