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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박 前 대통령, 삼성 합병지시 안했다"

  • 2017.07.04(화) 20:02

[이재용 재판]⑩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증인 출석
"수첩은 대통령 지시 적은 것…합병 지시는 기억 안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5년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합병 안건에 개입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부장판사 김기동) 형사합의 제27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의 뇌물청탁 의혹을 가리는 3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안 전 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구속 수감중이다.

특별검사팀은 안 전 수석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작성한 업무수첩을 증거로 청와대가 삼성그룹 현안에 개입한 정황을 추궁했다.

안 전 수석은 수첩에 적은 내용 상당수가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특검이 2015년 11월부터 12월 사이에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과 나눈 전화기록을 공개하면서 수첩에 기록된 내용에 대해 묻자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전화로 지시하시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첩의 대부분은 전화로 지시하신 내용을 받아적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선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 "명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지시를 했냐는 검찰 측 질문에도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질문을 하거나 지시를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공판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도 뒤집었다. 검찰에 따르면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과 홍완선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의결이 끝난 후 안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의결 안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은 "전화한 기억이 없다"며 "전화를 했더라도 현안 파악을 위한 전화였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난해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시도와 관련해서도 안 전 수석은 자신이 지주회사 승인 부처인 금융위원회에 특별한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워낙 바빠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얘기와 관련해 구체적 얘기를 할 때, '됐다'고 했다"며 "(금융위가)그냥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내일(5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은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법원에 불출석 통지서를 제출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법정 대면은 오는 10일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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