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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현정은, 애환의 ‘연지동 사옥’ 다시 품다

  • 2017.07.10(월) 18:47

현대엘리, 2500억에 우선매수권 행사
유동성 위기로 2012년 매각후 5년만

현대그룹 재건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정은 회장이 5년만에 다시 연지동 사옥을 품에 안았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엘리베이터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연지동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매수권 행사가격은 2500억원이다. 앞으로 4주간 실사 기간을 거친 뒤 오는 9월 중 우선매수권 행사에 따른 인수 절차를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1992년 준공된 이 건물은 대지면적 1만1106㎡에 동관과 서관으로 구성된 쌍둥이 빌딩이다. 건물 연면적은 동관 2만9221㎡, 서관 2만3256㎡(약 약 7047평) 등 총 5만2476㎡다. 층수는 동관 지하 4층·지상 12층, 서관은 지하 4층·지상 16층이다. 

특히 연지동 사옥은 현대그룹에는 애환이 서린 건물이다. 원래 주인은 삼성카드로 본사 사옥으로 사용되다가 2008년 11월 현대그룹이 189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해 현대상선,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등 금융 계열사들을 제외한 일반 계열사들이 입주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현대 계열사들은 2001년 현대차그룹에 매각한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을 임차해 썼다. 2003년 8월 남편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별세 이후 회장으로 취임한 현정은 회장에게 통합 사옥은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장기 불황으로 주력사인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인수 4년만인 2012년 2260억원에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하는 비운을 겪었다. ‘세일즈앤드리스백'(sales and lease back,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당시 코람코는 현대그룹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코람코가 연지동 사옥에 대한 매각 작업을 시작한 것은 올해초 부터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00억원을 제시한 JR투자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연지동 사옥은 JR투자운용에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현대그룹 ‘연지동 사옥’.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사옥 매입으로 안정적인 경영활동 기반 마련과 임대료 수익 등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기대된다”며 “인근 지구단위 개발계획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기대 등도 우선매수권 행사의 주요 배경”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인수자금은 대부분 이번 우선매수권 행사주체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은 해운업황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작년 3월 현대증권(현 KB증권), 같은 해 10월에는 현대상선을 떠나보내야 했다. 핵심 계열사들이 계열분리되면서 현대그룹은 자산 2조5600억원 수준의 중견기업으로 축소됐고, 계열사도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아산 등 10개 안팎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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