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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못 믿겠다?…베트남 사업서 발 뺀 예탁원

  • 2017.07.12(수) 14:56

리스크 고려해 거래소 베트남 프로젝트 참여 중단
장기투자 성공 여부 주목…성패 따라 희비 갈릴듯

한국거래소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베트남 사업에서 한국예탁결제원이 발을 뺐다. 대주주가 공을 들인 사업임에도 그간 거래소의 해외 사업 성과가 신통치 않았던 데다 리스크가 높다는 자체적인 판단에서다. 다만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경우에는 해외 투자기회 자체를 날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거래소가 추진 중인 베트남 프로젝트에 대해 용역 제공 등의 사업 참여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베트남 프로젝트는 거래소가 지난 2009년부터 베트남 정부와 추진해 온 베트남 증권시장 현대화 사업이다. 지난 2012년 말 베트남 사정으로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재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는 지난해 10월 베트남에서 호치민거래소와 베트남 차세대 증권시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 자금으로 호치민과 하노이 증권거래소 2곳과 예탁기관에 필요한 전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100억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거래소 외에 코스콤도 참여 중이며, 증권 예탁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도 포함돼 예탁원도 자연스럽게 참여했었다.

 

그러나 예탁원은 법률 질의와 전략적 협상을 통해 기존에 제공한 용역에 대한 대가 등으로 2억3000만원을 수령한 후 완전히 발을 뺐다. 베트남 정부는 예탁기관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한국 외 다른 해외 기관과 손을 잡았다.

 

예탁원의 결정은 사업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거래소 추진 중인 해외 사업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가 예탁원 지분을 70.43%를 보유한 대주주이긴 하지만 사업 판단은 별개로 본 셈이다.

 

거래소의 경우 2007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등 신흥국들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합작 형태인 라오스 거래소에 출자한 후 70억원에 가까운 자본금을 까먹는 등 고전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라오스 거래소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태로 최근 한차례의 이사회 결정 보류 끝에 자구책 마련과 함께 5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1일부터 라오스 현지를 방문 중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베트남의 경우 라오스와 달리 경제 및 금융시장 성장이 빠른 데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해외 사업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지만 베트남에 대한 전망이 밝은 데다 장기투자 성격인 만큼 추후 성과가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성패에 따라 양측의 희비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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