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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리그테이블]①추월 신호탄 쏜 KB

  • 2017.07.24(월) 17:20

신한금융 '10년 연속 1위' 힘들듯‥반전 가능성도
KB 비은행 이익 기여도 확대‥윤종규 회장 연임 '변수'

이제 막 올해의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단정짓긴 어렵지만 KB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추월 신호탄을 쐈다. KB금융이 갖고 있는 남은 카드와 지금의 추세를 고려하면 KB금융은 올해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9년간 금융권 독보적 1위를 차지했던 신한금융은 '10년 연속 1위'라는 타이틀을 채 거머쥐지 못하고 왕좌를 내줘야 할 판이다. 하지만 이제 막 새로운 지배구조로 새출발을 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 체제에선 또 한번 역전의 기회를 노릴 가능성 또한 남아 있다. 옛 LG카드(신한카드)인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이 지난해 끝났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회 모색을 기대하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KB금융은 오는 11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와 은행장직 분리 등의 지배구조 이슈로 다시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는 과거에 그러했듯 KB금융의 1위 탈환(혹은 유지)에 중대 변수이기도 하다.

 

 

◇ KB금융, 2분기 추월 신호탄 쐈다

 

KB금융은 올해 2분기 9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신한금융(8920억원)을 역전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1분기 130억원 차이로 깜짝 역전한 이후 2년여 만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신한금융이 앞서지만 격차는 289억원에 불과하다. KB금융이 들고 있는 SK 등의 유가증권만 팔아도 언제든 쉽사리 역전할 수 있는 금액이다. KB금융이 올해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엔 보유 유가증권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도 힘을 보태고 있다.

 

KB금융은 SK, 포스코, 대한주택보증 등의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 중으로 이것만 팔아도 5000억원 가까운 매각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올 한해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이 3조원을 넘길 것으로 하나같이 점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9년 연속 1위를 지켰던 신한금융 입장에선 올해 10년을 찍지 못하고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 비은행 이익기여도 확대 결정적 한방

KB금융이 신한과의 격차를 좁힌 데는 신한보다 늘 약점으로 지적돼 온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익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근 몇년새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기여도는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을 각각 94.3%, 79.7%까지 확대한 영향이다. KB손해보험 염가매수차익 1210억원을 제외해도 비은행 이익기여도는 37%로 높아진다. 1년전 25%와는 큰 차이다. 오는 3분기 이들 자회사의 지분을 100% 인수해 완전 자회사화 하면 이익 기여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KB증권 등 비은행부문 수수료 확대 등으로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신한금융을 압도했다. 이 덕분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총영업이익은 4조8003억원으로 신한금융의 4조5478억원보다 2525억원 많다.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신한금융이 앞섰지만 2분기 기준으로 보면 KB금융이 1조9391억원으로 신한금융(1조9147억원)보다 앞선다. KB금융의 전반적인 이익창출력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손충당금전입액이 줄어들고 오히려 환입되고 있는 점은 양 금융지주 순익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대규모 충당금 환입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액도 마이너스 492억원(환입)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상반기 3077억원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이 발생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2분기에 528억원으로 역시 환입 등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경비율 면에선 국민은행 등 자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등으로 판관비를 줄여왔지만 여전히 신한금융 수준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윤종규 회장 임기 맞물려 중대기로 맞는 KB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와 은행장직 분리 등으로 불거질 지배구조 이슈는 KB금융의 이같은 추월 행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용병 회장-위성호 행장의 새로운 지배구조로 안착하고 있는 신한금융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특히 늘 외풍에 시달리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KB금융으로선 중대기로를 맞는 셈이기도 하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은 과거 수십년간 경영권 승계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낮아 경쟁은행들에 비해 취약했다"며 "오는 11월 외풍없이 KB금융 스스로 좋은 경영진을 연임시키고 이를 관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KB금융의 기업가치는 한층 더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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