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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실적만 발라내보니 '롯데급 사드 타격'

  • 2017.07.26(수) 18:34

아모레퍼시픽그룹·LG생건 2분기 실적분석
아모레, 5개 화장품 자회사 모두 부진
LG생건, 국내 부진-중국 선방


대형화장품업체들이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줄어든 2분기에 실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사업 비중이 대부분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사드보복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나 사드 보복의 최대 피해자인 롯데 유통계열사만큼이나 후폭풍이 컸다. LG생활건강은 음료와 생활용품사업이 선전해 전체 실적은 양호했지만 화장품사업은 부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중 중국의 사드보복이 두 기업 화장품사업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어떤 브랜드가 부진했고 선전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

◇ 아모레, 5개 화장품 자회사 모두 부진..LG생건, 국내 부진-중국 선방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전체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7.8% 줄어든 1조41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7.9% 감소한 1304억원이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매출은 1.5% 감소한 1조5301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2325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 모두 매출이 역신장했다. 이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3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면세점과 주요 관광상권내 가맹점 등에서 화장품 매출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1월과 2월 전년동기대비 소폭 증가세를 보이던 중국인 관광객은 3월에 전년동월대비 40%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2분기 전체로는 전년동기대비 65% 가량 줄었다.


화장품의 면세점 판매비중이 25% 안팎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큰 타격을 입었다. 
 
우선 그룹 전체 매출의 85% 가량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58%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국내사업은 사드보복 여파로 설화수, 헤라, 아이오페 등 주력브랜드가 부진했다. 여기에 아시아사업은 매출이 정체되고 북미, 유럽은 매출과 수익이 악화되는 등 해외사업도 좋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그룹내 매출비중이 큰 화장품자회사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도 사드보복 여파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니스프리는 영업이익이 65% 줄었고 에뛰드는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뷰티계열사들의 매출은 총 1조48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8% 줄었고, 영업이익은 1294억원으로 60%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내 뷰티자회사는 ▲아모레퍼시픽(화장품) ▲이니스프리(화장품) ▲에뛰드(화장품) ▲에스쁘아(화장품) ▲에스트라(화장품) ▲아모스프로페셔널(헤어제품)이다. 
 
뷰티 외 사업을 하는 계열사들은 총 335억원 매출을 내 27.4% 줄었고 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비뷰티자회사는 ▲퍼시픽글라스 ▲퍼시픽패키지 ▲오설록농장 ▲코스비전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작년 고성장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2분기 전년동기대비로는 선방한 브랜드를 꼽기 어렵다"면서 "하반기에는 라네즈의 세포라 입점, 중동시장 진출 확대 등 모멘텀이 여럿 있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 출처=아모레퍼시픽그룹
 
LG생활건강도 2분기 화장품사업이 좋지 않았다. 화장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7% 줄었고 영업이익은 2.7% 감소했다. 국내는 부진했고 해외에서 선전했다. LG생활건강의 국내 면세점 매출비중은 15% 정도로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비해 낮다. 하지만 면세점 매출이 26% 줄면서(상반기) 국내 화장품사업 부진의 주요인이 됐다. 백화점과 방문판매는 선방했다. 반면 중국 화장품사업은 매출이 75% 늘면서(상반기) 국내사업 부진을 커버해줬다.
 
화장품이 부진했지만 LG생활건강 전체실적은 양호했다. 음료사업부문 2분기 매출 3757억원으로 4.3% 늘었고 영업이익은 451억원으로 28.1% 증가했다. 생활용품 매출은 윤고 등 중국인 인기브랜드 부진으로 0.1% 줄어든 373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5% 늘어난 387억원으로 집계됐다.

◇ 에스트라·숨37도 등 특화브랜드, 사드 견뎠다


중국 사드보복의 영향은 화장품 브랜드별로 희비가 갈렸다. 고가 특화 브랜드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나마 매출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 위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에스쁘아·에스트라가, LG생활건강에선 차앤박(CNP), 빌리프, 숨37도가 선전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에스트라'는 병·의원용 전문화장품 브랜드로 2012년 6월 론칭했다. 에스트라는 이너뷰티제품과 메디컬 뷰티 브랜드(리제덤RX, 아토베리어) 판매확대, 피부자극을 줄인 신제품(아토베리어 더마온 선크림, 리제덤RX 듀얼 선크림 등) 출시로 매출이 6% 늘었다. 하지만 비용부담을 극복하지 못해 영업이익은 5% 줄었다. 에스트라는 주요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에뛰드 등과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기대주다.

전문가용 메이크업브랜드 에스쁘아는 매출이 9% 늘었다. 온라인과 면세채널판매가 확대됐고, 캠페인 '빌리브 유, 비욘드 유(BELIEVE YOU, BEYOND YOU)'와 '시그니처 세븐룩스(7LOOKS)'를 선보이며 프로페셔널 메이크업 전문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시장안착을 위한 마케팅투자도 늘어나 영업적자를 냈다.

LG생활건강에선 2014년 10월 인수한 맞춤형화장품 차앤박(CNP)과 2010년 8월 론칭한 허브화장품 빌리프, 2007년 11월 론칭한 자연·발효화장품 숨37이 선방했다. CNP의 경우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1% 늘었다. 빌리프는 9% 늘었고, 숨37도는 2%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함에 따라 국내 매출에는 영향을 받았지만, 숨37도 등 럭셔리브랜드가 중국 현지에서는 선방했다"며 "진출한지 오래 되면서 브랜드 로열티가 형성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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