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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버티는 이유!

  • 2017.08.04(금) 10:30

①포기했다면 없었을 월급 그대로 쌓자


2017년 8월3일. 워킹맘의 하루는 너무도 치열하다. 그나마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나는 상황이 좋은 편이다. 

일과는 새벽 5시30분 기상으로 시작한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아이의 어린이집 준비물을 챙기고, 어린이집 수첩에 선생님께 매일 간단한 편지를 써야 한다. 6시30분쯤 자는 아이를 뒤로하고 출근한다. 그 후 7시20분경 남편 출근 시간에 맞춰 친정어머니가 집에 오셔서 아이를 돌봐주신다.

친정어머니 도움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도 출근지와는 전혀 무관한 친정 근처다. 출근 시간은 무려 1시간20분. 지하철 손잡이에 몸을 실어 잠시나마 쉬어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옷에 붙어있는 스티커와 밥풀은 언제 묻은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옷에 묻은 밥풀을 떼다 앞에 앉아있는 승객과 눈이 마주치자 '저 원래 이렇게 칠칠맞은 여자 아니에요. 애 엄마라 정신이 없어서 그래요'라는 다급한 눈빛 신호를 보낸다. 물론 상대방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겠지만 나 혼자 안도하며 주섬주섬 지하철 문에 비친 내 모습을 가다듬어 본다.

직장에서는 보통의 직장인들과 다름없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 시간만큼은 엄마가 아닌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산다. 다만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 시간과 하원 시간에 맞춰 집으로 전화해 안부를 확인해야 마음이 놓인다.  

저녁 일정이 없는 평소에는 퇴근 후 친정집으로 간다. 아이가 어린이집 하원 후 친정집에서 놀다가 그곳에서 저녁을 먹기 때문이다. 업무와 퇴근길에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나의 또 다른 일상이 쉴 틈 없이 시작된다. 저녁을 다 먹은 아이의 뒤처리를 한 뒤 집으로 데리고 돌아온다. 집은 엉망이지만 청소는 주말에나 시도할 수 있다. 어질러진 장난감을 둔 채 아이를 목욕시킨다.

그리고는 엄마와 헤어져 있던 아이의 외로움을 달래고자 함께 놀아주다 자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재우기 시작한다. 겨우 잠이 든 아이를 확인하고 시계를 보니 11시다. 나 또한 그대로 잠이 든다.

시간 없다고 재테크를 등한시 마라!

나처럼 친정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워킹맘은 더욱 바쁘고 치열한 매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시간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손을 놓고 있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퇴사를 고민하는,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365일 겪고 있는 워킹맘들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가끔 너무 힘들 때면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듯 얘기한다. "나 회사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 볼까?" 아이를 갖기 전에는 일이 힘들다고 하면 언제든 그만두라던 남편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돌아오는 답은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젊었을 때 바짝 벌어서 1억원의 종잣돈을 모으면 30년 후에 우리는 5억원이 넘는 노후 자금을 가질 수 있어. 전쟁 같은 육아와 업무로 인한 건강문제 또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아이의 외로움을 모르진 않지만 우리가 더 오랜 시간 편안한 삶을 살려면 당신이 조금 더 버티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런 현실적인 남편을 봤나. 그만두라고 해서 그만둘 수 있는 내가 아님을 알면서도 그 만의 방식으로 나를 웃게 한다. 화를 내도 모자랄 마당에 웃음이 터진 걸 보면 천생연분이다. 이래서 누군가 웃음코드와 맞는 남자와 결혼하라고 했었나 보다. 

"근데 왜 1억원이 5억원이 되지?" 웃음 뒤에 그의 과장을 지적한다. 대체 어떻게 투자를 해야 1억원이 5억원이 된다는 말인가.

그는 계산기를 꺼냈다. 1억원을 3% 복리로 계산하면 30년 후 세금을 제외해도 2억2324만8851원이고, 투자로 더 재미를 본다면 연 6%만 반영해도 5억2490만9863원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5억원이라는 숫자를 보며 우리 부부는 일도 열심히, 재테크도 열심히 하기로 다시 한번 결심했다. 

하지만 내가 버텨낼 자신이 있어도 상황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내 의지든 의지와 관계없든 혹시 언젠가는 맞닥뜨릴지 모르는 전업맘의 삶을 조금이나마 안정적으로 맞이하기 위해선 벌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재테크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최대한 많은 종잣돈을 모아라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일단 모으자. 재테크를 하기 전에 총알을 마련해야 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간혹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문구처럼 삶을 사는 이들도 있다. 가치의 차이일 수는 있으나 정도의 차이도 분명 존재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과 여유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정도껏 해야지 않을까. 좀 더 길게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모아야 한다.

주변 맞벌이 부부들을 보면 대출을 갚아야 해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또 딱히 투자할 대상이 없다는 이유로 월급이 들어오면 들어오는 대로, 빠져나가면 나가는 대로 그렇게 계획 없이 통장 잔액만 확인하며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내가 워킹맘 대신 전업맘을 선택했다면 내 월급은 어차피 없는 돈이다. 이 돈이 없어도 우리는 어떻게든 생활했을 것이다. 이 돈을 그대로 적금에 붓는다면 한 사람의 연봉을 1년 동안 모을 수 있게 된다. 연봉이 2000만원이든 1억원이든 그 사람에게는 종잣돈이 마련되는 셈이다. 

나도 지난해 복직과 동시에 내 월급을 통째로 적금에 넣기 시작했다. 이렇게 월급을 계속 모으면 1년을 모으면 얼마다, 5년을 모으면 얼마가 되겠다는 계산을 하곤 한다. 생각보다 꽤 큰 목돈이 된다. 

다만 적금은 원금이 보장되면서 일정한 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 좋다. 말 그대로 종잣돈, 씨드(Seed) 머니인 만큼 우선은 모으는 데 치중하자.

나는 적금을 들 때 시중은행보다는 이율이 높은 저축은행을 선호한다. 1년 치 연봉을 다 넣어야 하는 만큼 원금보장과 안전성은 기본이다. 저축은행은 시기별로 특판상품을 팔거나 가산금리 혜택을 주기도 한다. 1인당 최대 100만원까지는 추가 가산금리를 더 주는 상품에도 가입해봤다. 이 경우 가족 명의로도 계좌를 개설하면 내 월급 모두 추가 가산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이나 많아야 연 1% 차이인데 얼마나 한다고 귀찮게 그러느냐는 이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1년에 단 하루, 단 몇 시간만 귀찮으면 연말 나만의 보너스가 20만원 이상 차이 난다. 소득공제로 13월의 보너스를 받느니 마느니, 연말 인센티브를 받느니 마느니 하는 동안에도 단 몇십만원이지만 나만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연말 만기 이자 60만~70만원과 함께 통장에 든 내 온전한 1년치  월급은 스스로 버티는 힘이 되기도 한다.

종잣돈으로 어디에 투자할지 365일 공부하라

그렇게 1년 단위로 종잣돈이 모이면 이제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이 돈을 어떻게 투자를 할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모든 투자 대상을 공부하고 나에게 맞는 투자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줄 투자처를 찾는 것도 엄마의 임무다.

그 임무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등한시하다가는 평생 내가 원치 않아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 언젠가가 5년 후든, 20년 후든 내가 원하는 때에 멋지게 일을 마치려면 재테크 공부는 필수다.  

나는 긴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각종 정보를 찾아보며 필요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직업의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배우기도 한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시간을 확보하고, 짬짬이 정보를 모아라. 지금 당장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멀리하지 말라는 말이다. 충분히 공부하고 꼼꼼하게 알고 나서 선택해도 늦지 않다.


적어도 '누구는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더라', '누구는 부동산으로 부자가 됐다더라'는 등의 시기 섞인 말은 하지 않아도 될 테니 말이다. 몰라서 못 하는 것과 알지만 하지 않은 것은 천지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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