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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직격탄' 맞았던 정유사 반등 '신호탄'

  • 2017.08.07(월) 15:35

유가 급락에 수익성 악화…비싸게 사서 싸게 판 탓
하반기 유가 상향 안정화 기대…향후 전망 밝아

급락하는 국제유가의 직격판을 맞았던 국내 정유사들이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조짐이다. 올 하반기 들어 유가가 다시 상승 전환하면서 안정세를 보이는 까닭이다. 정유사의 수익성이 호황을 누렸던 1분기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아! 유가’…앉아서 돈 까먹다

 

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 2분기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 당 49.9달러로 1분기 평균값(53.1달러)보다 6% 하락했다. 두바이유는 국내 정유사들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유종이다.

 

특히 2분기의 경우 유가 변동 폭이 컸다. 두바이유 4월 첫째 주 가격은 배럴 당 52.5달러 수준이었는데 6월 마지막 주 가격은 12.7% 하락한 45.8달러까지 밀렸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 등 주요 기관들이 올 4분기부터 내년 2분기 동안 글로벌 석유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고, 미국에서의 원유 생산량 및 시추기수가 증가한 점 등이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급락은 정유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정유사가 구매한 원유는 산유국에서 정제설비가 있는 국내로 들어오기까지 2주에서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제품 가격도 이에 영향을 받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정유사들은 비싼 가격에 구매한 원유로 제품을 만들고, 그 사이 떨어진 유가 만큼 제품가격이 하락해 싼 값에 제품을 팔게 되는 것이다.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2분기 실적이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정유사업 부문에서 8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도 1분기 대비 97% 급락한 125억원을 버는데 그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자체는 1분기(배럴 당 4.2달러→3.8달러)와 비교해 감소 폭이 크지는 않았다”며 “반면 유가의 점진적 상승으로 1분기 긍정적 영향을 줬던 래깅 효과(정유사가 원유를 구입해 석유제품을 생산, 판매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유가 변동에 의해 생기는 현상)가 2분기에는 부정적 영향으로 전환돼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 유가 상승…하반기 수익성 회복

 

3분기 들어서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8월 첫째 주 두바이유는 배럴 당 50.6달러로 7월 첫 주(47.5달러)보다 6.6% 올랐다.

 

올 5월 25일 있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유가에 영향을 주는 미국 원유 재고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수요도 다시 늘면서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가 급락이 없다면 정유사업 수익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등유와 경유를 중심으로 하반기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있고, 새롭게 추가되는 정제설비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업계에선 세계 최대 석유제품 생산국인 미국에서 정제설비 가동률이 90%를 넘고 있다는 점을 보면서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을 점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정제설비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그 만큼 석유제품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는 가동률을 높여서 수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신규 설비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이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역대 최고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세가 멈춘 가운데 정제마진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약 2년 동안은 전 세계 정제설비 증가 규모가 제품 수요를 밑돌 것으로 예상돼 정유사업 수익성은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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