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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ENG 쇼크]"사업역량 부족했다" 中東부실 고백

  • 2013.10.18(금) 13:57

부실의혹 제기됐던 중동현장 손실 대거 반영

"수년간 회사의 외형이 급격하게 성장한 데 비해 공사관리 등 사업수행 역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18일 올해 3분기 746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어닝 쇼크'를 터뜨린 삼성엔지니어링은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략적 신사업 때문에 손실이 생겼고 실적이 곧 개선될 것이라던 종전과는 달리 덩치는 키웠지만 사업역량 내실은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는 이례적인 고백을 털어놓은 것이다.

 

◇ "연간 흑자 가능→올 1조 적자"

 

지난 4월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1분기 2198억원의 영업손실이란 어닝 쇼크를 발표하며 "전략적으로 진출한 선진 신시장 사업과 새로운 공종에서의 원가율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력인 중동 화공 플랜트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 이익률이 다소 낮아졌지만 이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2분기에도 88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놓으며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원가가 오를 수 있는 일부 해외 프로젝트 위험 요인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3분기 이후 안정적인 손익 흐름을 회복해 올해 연간기준으로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상반기 전체보다 훨씬 더 큰 손실 규모를 내놓으며 과거 부인해왔던 중동 현장의 부실을 대거 털어놨다.

 

요컨대 ▲'아랍에미리트(UAE) 타크리어 CBDC(카본블랙 & 딜레이드 코커) 정유 프로젝트’의 기자재 및 공사물량 증가 ▲'사우디 샤이바 가스 프로젝트' 등의 돌관공사 및 수정작업 발생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 ▲'사우디 마덴 알루미늄 프로젝트' 등의 공기 지연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도 세전손실 87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지난 4월 3500억~4000억원의 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상치를 뒤집은 것이다.

 

◇ 종전부터 쌓여온 부실 아니다

▲ 박중흠 사장(사진: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번 실적에 중동지역 손실을 대거 반영하고 실적 악화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한 것은 CEO 교체가 배경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신임 사장이 전임 사장 시기의 손실을 이번 실적에서 털어냈다는 것이다. 

 

실적악화를 겪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8월 울산 공사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하자 박기석 사장을 경질하고 7월부터 삼성중공업에서 옮겨와 있던 박중흠 운영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실적에서 공개된 부실은 종전부터 쌓여온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세설계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또 현장을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원가 요인이 발견돼 이번에 손실로 잡게된 것"이라며 "과거부터 알고 있던 부실을 이번에 털어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2009~2012년 사이 중동 화공플랜트 등 저마진 프로젝트 수주물량을 가장 많이 가진 건설사로 꼽혀왔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말 기준 이 회사의 저마진 악성 수주잔액을 5조4970억원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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