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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D-10…숨 멈춘 車업계

  • 2017.08.07(월) 18:19

기아차, 패소시 3兆 부담…경영위기 직면 우려
사드·파업·통상임금까지…차 산업 위기 가속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심 판결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자동차 업계에선 판매 감소와 노조 파업 등으로 어려움이 산적한 가운데 통상임금 선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아차가 패할 경우, 기아차 뿐 아니라 업계 전체적으로 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패소하면 3조원…3분기 적자 불가피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기아차와 노조 간의 통상임금 관련 소송 1심 판결이 내려진다. 기아차 노조 조합원 2만7000여명은 2011년 10월 ‘연 750%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연장근로 등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 기아차가 패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약 3조1000억원(회계평가 기준)으로 추산된다. 판결 즉시 충당금 적립의무가 발생한다는 회계기준을 감안하면 올 3분기부터 영업이익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아차는 올 들어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와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7월 누적 글로벌 판매량은 153만6388대로 전년 동기대비 8.9%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7870억원으로 2010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판매가 급감한 기아차는 사실 상 차입경영을 하고 있다”며 “통상임금 패소로 적자를 기록하면 국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유동성이 부족하게 되고, 이는 심각한 경영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는 기아차 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갖춘 현대차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양사는 플랫폼과 연구개발 뿐 아니라 계열사로부터 자재와 부품 공급 등을 공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기아차의 위기가 현대차 뿐 아니라 자재와 부품, 물류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 차 뿐 아니다…산업계 전반 도미노 우려

 

국내 자동차 산업은 통상임금 외에도 지속적인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해 대규모 파업으로 인해 사상 최대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은데 이어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달 14일 1·2조가 각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고, 현대·기아차 노조 역시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돼 휴가가 마무리되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하투(夏鬪)에 돌입할 태세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이런 가운데 통상임금 판결에서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대기업 강성노조의 파업과 관련 소송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기업 강성노조와 무노조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욱 커져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아차 근로자들은 중소기업 평균 연봉(3400만원)의 3배 넘는 960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며 “통상임금으로 인한 소급분까지 받으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 부정적 파급효과도 걱정거리다. 한국경제인총협회(경총)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산업계가 38조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한국 노동연구원은 4년간 직·간접 추가 노동비용이 22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패하면 다수의 대기업 노조가 추가로 소송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이런 여파를 충분히 감안한 합리적인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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