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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받은’ LG디플 vs ‘풀 죽은’ LG전자

  • 2017.08.10(목) 11:47

<어닝 17·2Q> 4대그룹 리그테이블③
LG디플, 화학·전자 제치고 3분기째 1위 ‘등등’
생활건강 vs 유플러스, 박터지는 중위권 대결

돌풍은 지속성이 없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기는 해도 일시적이다. 이 돌풍은 좀 이상하다. 돌풍이라면 이제 사그라질 때가 됐는데 세력이 여전히 처음과 같다.

요즘 제대로 ‘필 받은’ LG디스플레이 보고 LG 계열 내의 ‘만년 3위’라고 했다가는 한 소리 듣는다.  “누가 넘버 3래”.

한 켠에서는 ‘딥빡치는’ 곳도 있다. LG전자다. 올 초반 어마무시한 기세로 올해 일 내나 싶더니 벌써 손이 뒷목으로 올라가 있다.

 


LG그룹 주요 8개 계열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 2조7500억원이다. 1년 전(前) 보다 59.9% 성장했다. 금액으로는 1조310억원이 증가했다. LG화학을 비롯해 5개사가 확대됐고, LG이노텍은 흑자전환했다. LG상사·LG하우시스 2곳만이 뒷걸음질쳤을 뿐이다.

만세!

LG화학·LG전자와 함께 LG의 3대 핵심축인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일을 낼 조짐이다. 지난해 4분기 화학과 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르더니 좀처럼 내려올 줄을 모른다. 단단히 맛 들였다. 

1분기 LG 계열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2분기에도 8040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8배 불어난 수치다.

작년 후반기 이후 TV용 LCD패널 가격이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는 영향이다. 초대형 초고화질(UHD) TV와 고해상도 IT 제품 등 차별화한 제품의 비중을 확대한 것도 먹혔다. 또 한가지. 자동차(Auto)와 상업용(Commercial) 등 신규 사업 분야 성장도 한 몫 했다.

올 들어 6월까지 영업이익은 1조8300억원. 2위와의 격차는 2460억원. 만년 3위가 언감생심…. 울컥!

쩔어!

LG화학이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강자다운 아우라를 발산했다. 2분기 영업이익 7270억원으로 2011년 2분기(7750억원) 이후 최대 성과를 냈다. 영업이익률도 11.4%로 올 들어  2분기째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내용도 좋았다. 석유화학제품 중심의 기초소재를 비롯해 정보전자소재, 전지, 생명과학, 팜한농 등 빠지는 구석이 없었다. ‘옥에 티’였던 전지가 1년 반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전(全) 부문에서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흡족스러운 결과다.

아, 열받아!

LG전자가 1분기에 역대 최대인 2009년 2분기(1조24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은 92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기세등등하더니 이내 고꾸라졌다. 2분기 6640억원으로, 비록 1년 전에 비해서는 13.6% 증가했지만 LG화학에 2위 자리마저 내줬다. ‘첫 끗발이 개 끗발’이다.

어따대고 원망도 못하고 속터질 노릇이다. 핵심 사업군인 백색가전을 담당하는 H&A 부문이나 TV를 맡고 있는 HE는 선전했지만 MC에서 또 죽쒔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MC 부문은 132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략폰 G6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은 탓이다. 2015년 3분기(-776억원)이후 무려 8분기 연속 적자다. 한 때 ‘휴대폰 명가’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는데…. 참 모양 빠진다.

모양 빠지는 곳 또 있다. LG전자의 또다른 부품계열사 LG이노텍이다. G5의 판매부진 여파로 작년 2분기 영업적자(-340억원)를 낸 이후 연속 흑자로 반전의 아이콘으로 변신했지만 최근 추세는 ‘영 아니올시다’다. 2분기 325억원으로 작년 4분기 1180억원을 찍은 이후 연속으로 밑을 보고 가고 있다. 

 


박터지네!

LG 계열 내의 낯선 풍경은 순위표 상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의 맞대결도 볼만하다. 2015년 이후 치고 나간 LG생활건강과 이후 줄곧 LG생활건강의 등을 보고 달리고 있는 LG유플러스의 대결이다.  

LG생활건강의 거침없는 기세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도 비껴가는 모습이다. 영업이익 2320억원으로 3.1% 증가했다. 1~6월을 합산하면 7.3% 확대된 4920억원이다. 중국인 관광객 수의 급격한 감소와 내수 경기 침체에도 1947년 LG생활건강 창립 이후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거뒀다.

LG유플러스도 흠 잡을 데가 없다. 2016년 3분기(2110억원) 이후 최대치인 20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분기 합산 4110억원이다. 또 전년 동기 대비 4분기 연속 두자리수 이익 증가율이다. 유·무선 사업의 고른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을 따라잡기에는 ‘한 끗’이 아쉽다.

LG하우시스는 1년 전(前)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썩 신통치 못했다. 영업이익이 12.5% 뒷걸음질친 457억원에 머문 것. 양대 주력사업 중 하나인 건축자재 부문은 선전했지만 자동차 및 고기능소재 부문이 문제였다. 영업이익이 41억원으로 작년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을 정도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시장 침체의 영향을 탔다.
 
LG상사는 올 초반 좋은 기세가 사라졌다.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216억원)이후 최저치인 392억원으로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 1 가까이 깎여나갔다. 양대 주력인 자원과 인프라가 신통치 못했다. 2015년 5월 인수한 범한판토스를 중심으로 한 물류가 소폭 증가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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