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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돈대느라 '진땀'

  • 2017.08.11(금) 14:46

미디어로그 454억원 유상증자 참여키로
4년째 적자…세차례 총 1000억 쏟아부어

LG유플러스가 알뜰폰(MVNO)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밑 빠진 독'에 물 붓느라 바쁘다. 알뜰폰 시장이 레드오션이 됐지만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해 미디어로그를 내세워 사업하고 있어, 수익은 커녕 손실만 쌓이고 있다. 자금 수혈을 계속하고 있지만 재무구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디어로그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454억원(발행신주 6049만주*발행가 75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내달 20일까지 주주들로부터 청약을 받은 이후 21일 납입을 마무리짓는 일정이다.
 
주주배정 방식이라 현재 지분 98.35%를 들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사실상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MVNO 사업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LG유플러스 자회사이자 '유모비'란 알뜰폰 브랜드를 쓰고 있는 미디어로그는 지난 2000년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이란 사명으로 설립한 곳이다. 인터넷통신 서비스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을 하다 2012년 5월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2014년부터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LG유플러스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서비스 석달만에 6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쾌조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 SK텔레콤과 KT 등이 자회사 등을 내세워 참여한데다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비전을 비롯 다양한 업체들이 달려들었다. 현재 알뜰폰사업자협회에 등록한 사업자 수만 20곳. 여기에 다른 영세 사업자까지 합치면 40여곳 이상으로 추정된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파격적 요금할인 및 프로모션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다보니 출혈을 감수하면서 총력전을 펼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익을 내기 보다 손해를 보는 곳이 대부분이다. 미디어로그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53억원으로 전년동기 39억원의 영업손실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 매출은 432억원으로 전년동기(611억원)보다 180억원 빠지는 등 덩치도 줄었다.


재무 실적을 연간 단위로 살펴봐도 반등의 기미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013년 13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알뜰폰 사업에 손을 댄 2014년에 1800억원대로 전년보다 두 배 가량 불어났으나 이듬해 2303억원을 정점으로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니 재무상태가 좋을 리 없다. 작년말 기준 결손금이 305억원에 달하며 자본잠식률이 32.25%(자본금 403억원·자본총계 273억원)에 이를 정도로 부실하다.

 

급기야 결손금 보전을 위해 지난 5월에 발행주식(8055만주)의 4분의3 가량인 6041만주 규모의 무상감자를 추진하면서 자본금을 기존 403억원에서 101억원으로 축소시켰다. 미디어로그는 지난 2002년에 첫 무상감자를 추진했는데 15년만에 또 한번 발행 주식들을 공짜로 사들여 태워버린 것이다.

 

LG유플러스 역시 미디어로그의 부실을 막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사업 진출 직후인 2014년 7월에 111억원, 그해 11월에 419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추가 출자했다. 이번까지 3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쏟아 부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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