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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포털 리그테이블]네이버 이익률 25% '압도적'

  • 2017.08.14(월) 15:59

통신3사, 덩치는 크지만 수익성 저조
포털 사업자 '쑥쑥'…힘실리는 책임론

 

"망 사업자와 네이버 같은 사업자들의 매출액이 얼마나 차이가 나죠?"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갑자기 네이버의 실적을 물었다.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포털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실적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망 사업자, 대기업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라면 사회적 의무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한 회의 참석자가 통신3사와 네이버의 실적을 대략 설명하자 이 위원장은 말했다.

 

"적은 건 아니지 않나요. 대규모 사업자가 됐다고 생각하는데요."

 

정말로 포털 사업자의 실적이 정부의 집중 규제를 받을 만큼 대기업 반열에 오른 걸까. 영업이익률로만 보면 그렇다.

 


14일 비즈니스워치가 통신·포털 사업자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부문 덩치가 가장 큰 쪽은 KT였다. KT의 2분기 매출액은 5조84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했다.

 

네이버 매출액 1조1296억원은 KT의 19.3%에 불과하다. 카카오의 경우(3765억원) KT의 6.4%에 그친다. 규모 면에서는 어른과 아이의 차이다. 이는 SK텔레콤(4조3456억원), LG유플러스(3조97억원)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수익성 측면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

 

네이버는 영업이익이 2852억원으로 LG유플러스 2080억원을 앞선다. KT,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각각 4473억원, 4244억원으로 매출액 차이만큼은 아니다.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446억원이다.

 


수익성을 대표하는 영업이익률(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보면 이런 차이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통신·포털 5개사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네이버가 25.2%로 압도적인 1위다.

 

2위는 9.7%를 기록한 SK텔레콤이다. 3위는 카카오(9.5%)다. KT(7.7%)와 LG유플러스(6.9%)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네이버는 1000원을 팔면 250원이나 남기지만, LG유플러스와 같은 통신사는 겨우 69원만 건진다는 얘기다.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통신3사는 영업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가장 많은 곳은 5조3952억원을 기록한 KT. SK텔레콤 3조9223억원, LG유플러스 2조801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네이버는 8444억원, 카카오는 2169억원에 그쳤다.


통신사의 고비용 구조는 영업비용에 들어가는 항목을 보면 배경을 대략 알 수 있다. KT의 영업 비용 가운데 서비스 비용 항목은 인건비 8721억원, 사업 경비(감가상각, 주파수 등 원가, 광고선전 등 ) 2조4423억원, 서비스 구입비(콘텐츠 구입 등) 6616억원, 판매관리비(보조금, 마케팅 등) 5756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상품 구입비(단말기 구입 등)는 8435억원이다.

 

통신사 실적을 보면 일반적으로 주파수 경매 대가와 전파 사용료 등이 비용에 포함된다. 게다가 단말기 구입비와 마케팅 활동 지출도 많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과 변대규 네이버 의장.

 

반면, 네이버 같은 포털 사업자는 신규 서비스 개발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다. 네이버의 사례를 보면 플랫폼 개발 운영에 1436억원, 대행·파트너 2011억원, 인프라 544억원, 마케팅 505억원, 라인 및 기타 플랫폼 3948억원이다.

 

플랫폼 개발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투입되는 인건비 등을 포함하고, 대행·파트너는 네이버 페이 결제 수수료를 의미한다. 인프라의 경우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뜻한다.

 

통신사와 달리 고정적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는 비용은 드물고,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는 플랫폼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면서 비용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별도 기준으로 따져도 통신 3사의 매출 외형은 포털 업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SK텔레콤(3조1096억원)을 비롯해 LG유플러스(3조55억원)와 KT( 2조2926억원)의 매출은 조(兆) 단위로 네이버(7095억원), 카카오(2445억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덩치를 갖고 있다. 통신사들은 통신 본연의 사업으로 포털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앞선다는 의미다.

다만 통신 3사의 수익성은 최근 수년간 정체 상태다. 수익성 지표로 많이 쓰이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살펴보면 SK텔레콤(3만5241원)과 KT(3만4554원), LG유플러스(3만5743원)가 나란히 3만원대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가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분기보다 ARPU가 소폭 증가했으나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3년 전에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SK텔레콤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의 ARPU가 소폭 확대되긴 했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은 아니다. 통신 3사들이 정부의 통신비 인하 대책에 대해 일제히 볼멘소리를 내는 것도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경영 실적 지표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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