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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1억원의 경제학

  • 2017.08.17(목) 16:21

1억 연봉자 43만명..전체의 2.8%
보상금 장려금 고액기부금 기준으로 활용

우리에게 1억원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새내기 직장인에겐 빨리 임원이 돼 받고 싶은 꿈의 연봉이며

신혼부부에겐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소중한 전세보증금이며

학부모에겐 아이를 좋은 학원에 마음껏 보낼 수 있는 천군만마 학자금이며

예비 은퇴자에겐 인생 이모작을 열 수 있는 안심 노후 자금일 것입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1억원이 갖는 무게감은 큽니다.


#국내에서 1년에 1억원을 넘게 받는 고액 연봉자는 전체 근로자 1544만명의 2.8%인 43만명에 달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자료) 대개 10대 그룹의 고참 부장급이면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합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연봉 최상위권인 현대기아차의 평균 임금은 9600만원에 달합니다.

 

대기업으로 범위를 좁혀 놓고 보면 억대 연봉자들이 흔한 편이지만 전체 근로자 100명중 3명만 도달할 수 있는 높은 봉우리입니다. 그래서 성공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지요.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하수상한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또봉이통닭`은 자사 통닭을 먹고 살충제 피해를 볼 경우 1억원을 보상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전국에 있는 520여개 가맹점에서 통닭을 사 먹고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에 노출돼 장기 손상 등 피해를 본 고객이 있다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1억원을 주겠다는 건데요.

 

이 회사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낳는 닭과 식용으로 키우는 육계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보상안을 내놨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1억원 보상은 조금 삐딱하게 보면 1억원짜리 노이즈 마케팅으로 볼 수 있습니다.

 

#헬조선에서 아이를 낳게 하려면 1억원 정도는 줘야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경기 성남시의회 박광순 의원(자유한국당)은 성남지역에서 태어난 셋째 자녀에게 1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출산장려금 조례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박 의원이 마련하고 있는 개정안은 셋째 자녀 출산시 100만원을 지급하던 출산장려금을 최대 1억원으로 높였습니다. 아이 부모가 10년 동안 성남시에 지속 거주하는 조건으로, 아이를 낳았을 때 1000만원을 지급하고 3세 2000만원, 5세 2000만원, 7세 2000만원, 10세 3000만원을 각각 지급하는 방안입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연간 600억~7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타 지역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산장려금 1억원 안은 허본좌로 유명세를 탄 허경영 씨의 대선 공약(2007년)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허씨는 남녀가 결혼하면  각각 5000만원, 아이를 출산하면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죠.

#1억원은 고액 기부금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국내 대표 자선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07년부터 1억원 이상을 기부(약정 포함)한 이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 7월말 의정부시에 위치한 한성희치과를 운영하는 한성희 원장이 회원이 되면서 현재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1600명을 돌파했습니다. 아너소사이어티 1호 회원은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기부왕은 누구일까요. 기부액 관련자료를 갖고 있는 국세청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꺼리고 있는데 세간에 알려진 기부왕은 이종환 삼영그룹 창업자로 2002년 관정 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8000억원을 출연했습니다.

 

이렇게 보상금으로, 출산장려금으로, 고액기부금의 기준으로도 쓰이는 1억원. 우리에게 1억원은 진정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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