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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건축가가 논현동 가구거리 찾은 이유

  • 2017.08.17(목) 18:19

LG 초프리미엄 빌트인 전시관 17일 개관
"개관 계기로 빌트인 시장 기반 다질 것"

17일 오전 서울시 논현동 가구거리. 190cm는 넉넉히 돼보이는 한 외국인이 수많은 취재진들 사이를 뚫고 무대 단상에 올랐다. 사진 플래시가 터졌다. 그는 세계적인 건축가 톰 메인(72). 건축 업계에서 세계 최고라고 알려져 있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건축부문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그가 단상에 오른 이유는 자신이 디자인한 주방 공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나가는 행인들이 들어와서 커피 한 잔 마셔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이번 주방 공간의 핵심 요소는 LG전자의 가전제품이었다"고 말했다.

▲ 건축가 톰 메인(72)이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시관' 개관 행사에서 LG전자와 함께 작업한 주방 공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전자가 그에게 작업을 제안한 것으로 LG전자와의 협업이었던 셈이다. LG전자는 이 주방 공간의 이름을 건축가의 이름을 따 '톰메인 키친(부엌)'이라고 정했다.

이 주방의 가장 큰 특징은 LG전자의 '빌트인 가전 제품'이 부엌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빌트인 가전이란 붙박이 형식으로 설치할 수 있는 가전 제품을 말한다.
주방에는 LG전자의 냉장고와 전기오븐, 식기세척기와 같은 가전제품들이 주방을 구성하는 가구 속에 쏙쏙 들어가 있다. 가전제품과 거실 벽면이 마치 하나의 가구처럼 보인다.

LG전자가 이 같은 주방을 공개한 데에는 빌트인 가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LG전자는 17일 논현동에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시관'을 개관하면서 톰메인 키친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빌트인 가전 상품들을 공개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 개관을 계기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빌트인 시장에서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빌트인 가전 시장은 소비 가전 업계 내 무한 경쟁에 지친 가전 업체들에게 숨통을 트여주는 시장이다. 건설사와 주방가구 업체들을 대상으로 가전 제품을 묶어 팔 수 있어 매출 확보에 용이하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구조에 치우친 소비가전 사업을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구조로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전세계 시장 규모를 450억 달러(51조여원), 국내 시장 규모를 6000억원으로 추산한다.

국내 가전 업체들은 이 시장 진출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가전 업체 데이코를 인수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는 2013년 미국에서 빌트인 가전 상표인 'LG스튜디오'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LG시그니처'와 'LG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같은 고급 빌트인 브랜드를 발표하며 다양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 LG전자가 17일 개관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시관' 2층에 전시된 빌트인 모델.

LG전자가 논현동에 전시관을 개관한 것도 이 사업 진출의 일환이다. 1918㎡ 규모의 이 전시관은 지상 5층, 지하 1층으로 이뤄져 있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다양한 종류의 빌트인 부엌들을 전시해 놓았다. 특히 3층에는 최고급 주방 가구 브랜드인 '다다'와 '포겐폴', '키친바흐' 제품으로 부엌을 구성해 소비자로 하여금 다양한 콘셉트를 접할 수 있게 했다.
 
4층에는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쿠킹 스튜디오'를 설치했고 5층에는 LG그룹 계열사인 건축자재업체 LG하우시스가 모델 하우스와 같은 공간을 마련했다. LG전자는 연 1만 명 정도의 고객들이 전시관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송승걸 LG전자 H&A사업본부 쿠킹·빌트인BD담당(전무)은 "독일이나 미국의 빌트인 브랜드 가전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늘려감으로써 3년 내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업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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