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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 탓에 낭패 보는 증권사들

  • 2017.08.21(월) 11:21

한화와 현대차증권 등 보유지분 가치 뚝뚝
대신과 미래에셋 등은 상품 판매도 부메랑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보유 중인 투자자문사 지분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일임상품 판매와 함께 투자 목적으로 자문사 지분을 사들였지만 갈수록 손실이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은 자문사 투자상품을 가져가 팔았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투자자문업 전반의 녹록지 않은 업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 자문사 지분가치 손실 처리 잇따라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2010년부터 보유 중인 AK투자자문 지분에 대해 4억9400만원을 감액 처리했다. AK투자자문의 순자산 가치 하락이 이유다.

 

한화투자증권은 2010년 5월 투자 목적으로 AK투자자문 지분 10만주를 6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장부가액이 6억9000만원까지 높아졌지만 지난 2분기 장부가액의 77% 이상을 손실처리한 셈이다.

 

현대차투자증권도 2002년부터 보유 중인 더함투자자문 지분에 대해 6000만원가량 손상차손 인식을 했다. 당시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5만4000주를 4억7500만원에 사들였지만 장부가액은 1억1100만원까지 낮아졌고 다시 반토막났다. 현대차투자증권은 보유지분 증권의 취득원가 대비 장부금액이 하락해 취득원가와 장부금액 차이를 감액했다.

 

더함투자자문은 지난해 옛 내외에셋투자자문에서 상호가 변경됐다. KB증권 역시 2007년 내외세셋투자자문 지분 4억5000만원 가량을 투자 목적으로 샀으며, 현재 장부가액은 1억2900만원까지 낮아졌다.

 

◇ 자문사 실적 부진 장부가액에 반영

 

증권사들의 자문사 투자는 한때 자문사들의 일임상품이 잘 나가면서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한화증권 시절 랩위탁 자문사로 선정되며 두각을 나타냈던 AK투자자문의 실권주 제3자배정에 참여해 현재 지분을 취득했다.

 

하지만 자문사들의 사정은 계속 나빠졌고, 지분 투자는 대부분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1999년 설립된 AK투자자문의 경우 올해 1분기 3억7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지속했고,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문업 및 투자일임업 자진 폐지를 결정했다.

 

더함투자자문도 1999년 설립돼 연기금 및 기관 자금을 운용하며 이름을 알렸고 증권사 판매를 통해 자문형 랩 상품을 꾸준히 선보였지만 올해 1분기를 비롯해 적자를 지속하며 고전하고 있다.

 

2010년 초반 자문사 랩 상품이 성황을 이루던 시절 많은 증권사가 투자자문사에 투자했지만 3년 뒤인 2012년 이후 대부분 투자 지분을 매각해 지금은 자문사 지분을 보유 중인 증권사가 많지 않다.

 

◇ 일부 자문사 상품 판매도 부메랑

 

과거 대형 자문사로 자문형랩 시장을 주도했던 브레인자산운용 등은 자산운용사로 거듭났다. 성과가 좋은 신설 투자자문사들의 경우 고액자산가 자금을 흡수하고 있지만 자문사 수는 늘고 파이는 줄면서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 투자자문사의 지난해 회계연도 순이익은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85%나 급감했다. 투자 일임 및 자문계약고는 15조8000억원 수준으로는 지난 2015년 3월 말 이후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다.  

 

자문사 성과가 좋지 않으면서 자문사 상품을 고객에게 판 증권사도 난감한 상태다. 대신증권의 경우 파생상품 전문 투자자문사로 이름을 알린 더나은투자자문에 파생결합증권(DLS) 운용 자문을 맡겼지만 더나은투자자문이 파생상품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올해까지만 일임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일부 지점에서 팔아온 자문사 일임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고, 투자자들이 해당 자문사와 미래에셋대우에 대해 불완전 판매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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