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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하던 철강업계 '급브레이크'

  • 2017.08.21(월) 11:33

<어닝 17·2Q>철강 리그테이블
포스코 주춤, 구조조정 효과 봤지만 기대 못미쳐
현대제철 車부진 여파…동국제강 원료 부담에 급감

올해 1분기 강인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철강업계가 2분기에는 숨고르기를 했다. 널뛰는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세계 최강 포스코도 버거운 시기를 보냈다. 이 부분에 약점을 갖고 있는 동국제강은 말할 것도 없었다.

 

현대제철은 그룹 내 수직계열화를 통해 자동차강판 등 안정적인 제품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독(毒)이 됐다.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원재료값 때문에' 아쉬운 포스코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3사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38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3.2% 증가했다.

 

성장은 포스코가 주도했다. 포스코는 올 2분기 44.3% 증가한 979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1분기가 워낙 좋았던 탓일까. 2분기 실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6년여만에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인 1조36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년동안 번 돈(2조844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2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였다.

 

일단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것은 평가할만 하다.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 제품과 사후 서비스를 결합한 포스코만의 영업전략이 먹혔다.

 

그럼에도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는 포스코마저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철강제품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은 올라 수익성이 나빠졌다. 여기에 올해 1분기 비싼 값에 사들인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2분기에 제 값을 받지 못하고 판 것도 아쉽다.

 

이로 인해 포스코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7.9% 감소한 585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철강 자회사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스테인리스강 시황 악화로 중국 스테인리스스틸 생산법인 ‘장가항 포항불특수강’ 영업이익이 85% 쪼그라든 80억원에 머물렀다.

 

다행히 희망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포스코의 경쟁력인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판매 비중은 56%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선진국 경기회복 등으로 철강수요가 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점이 위안으로 남고 있다.

 

 

◇ 현대제철, '사드'만 아니었어도…

 

현대제철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국 자회사에 발목을 채였다. 2분기 영업이익은 18.8% 감소한 350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본체는 잘했다. 철강재 가격 및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고,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봉형강류가 건설업계에서의 수요 증가로 판매랑이 늘었다.

 

내진용 강재와 초고장력 강판 등 고부가 전략제품 판매도 3.9% 증가한 217만4000톤을 달성, 자신들의 경쟁력을 충분히 뽐냈다. 이에 힘입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450억원을 기록, 시황 호조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던 작년 2분기와 비교해 감소폭이 2% 수준에 불과했다.

 

문제는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 등 해외 자회사다. 중국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스테인리스 사업을 펼치는 현대비엔지스틸도 스테인리스강 부진 영향을 받았다.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반토막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1.4% 감소한 543억원에 머물렀다. 동국제강은 전기로(고철을 녹여 쇳물 생산)를 운영하고, 슬래브를 수입해 철강 제품을 가공·판매한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 취약한데 2분기에 이러한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이 104억원에 달해 예상보다 규모가 컸다. 2분기 초 비싼 원료로 만든 철강 제품 가격이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진 까닭이다. 경영 정상화에는 성공했지만 원재료 가격 변동성 극복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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