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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제자리] 下 이번에는 끝날까

  • 2017.08.24(목) 17:25

결정 보류한 채권단, 더블스타 요구 수용할 듯
들끓는 호남 여론·박삼구 회장 자금 조달력 변수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사실상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경우 매각 절차가 장기화하면서 궁지에 몰리는 분위기다. 무대에서 멀어져 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우 인수전에 다시 참여하게 되면서 분주해질 전망이다. 시계를 제자리로 돌려놓은 더블스타의 인수 의지도 관심사다.


◇ 채권단, 더블스타 가격 조정 요구 수용 '가닥'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23일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을 조정하는 회의를 열어 더블스타가 요구한 가격 조정에 응하는 방향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아직 더블스타와의 가격 조건을 비롯한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결정을 미뤘지만 일단 큰 방향성에는 채권단이 공감한 것으로 전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일단 더블스타의 요구대로 매각 가격을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인하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번 계약 조건 조정으로 부활하게 된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에 대해서도 컨소시엄 구성을 포괄적으로 허용해줄 전망이다. 
관련 기사 ☞ '금호타이어 매각가 인하 요구' 채권단 수용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하게 되면서 앞서 컨소시엄 구성을 두고 갈등을 벌였던 때로 매각 작업이 후퇴하게 됐다. 산업은행이 미리 컨소시엄 구성 허용을 고려하는 것도 또다시 불거질 갈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불확실성 요인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복잡해진 셈법…'매각 장기화' 우려


매각 작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은 복잡하게 됐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우 더블스타의 갑작스러운 가격 조정 요구로 궁지에 몰리게 되면서 매각 장기화를 막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일단 더블스타의 추가 계약 조건 변경 요구를 차단하는데 고심하는 모습이다. 애초 더블스타와 채권단이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에는 계약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5% 이상 감소하면 더블스타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는데 관련 항목을 삭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산업은행은 그러면서 박 회장에게 인수 가능성을 열어주는 대신 앞선 갈등 구도를 재현하지 않으려는 방안들을 고심하고 있다. 계열사가 부당 지원하거나 '풋백옵션' 등을 통해 계열사에 재무 부담을 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등 조건을 미리 확실하게 못 박는 식이다.


◇ 재등장하는 박삼구…앞길은 오리무중


다시 기회를 얻게 된 박삼구 회장의 경우 일단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채권단이 컨소시엄을 허용할 경우 자금 조달의 가능성이 커진다. 박 회장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과 함께 중국 인맥이나 정치력 등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병존한다.

이와 함께 매각 과정이 장기화하면 금호타이어의 영업에는 타격을 주겠지만 여론전에서는 박 회장이 유리해질 가능성도 크다. '호남 기업'으로 여겨지는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에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최근 들어 더욱 비등해지고 있다.

호남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와 천정배 후보가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런 호남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의 입장에선 채권단과 다시 갈등하게 될 경우 불리할 게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관심은 일단 더블스타와 채권단의 협상이 어떻게 결론 나느냐로 모인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 측의 매매대금 조정 요구에 대해 협상을 전개해나가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딜이 결렬되는 것을 막자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상황이 너무 복잡하게 됐다"며 "더블스타가 중국 업체라는 점과 호남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 등이 엮여 있어 결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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