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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워치戰 '건강보조'에 방점

  • 2017.08.31(목) 16:59

기어S 파생작 2종 공개…스포츠 기능 강화
별도 공개행사 없애…시장관심 기대 못미쳐

삼성전자가 4년 전 갤럭시기어 브랜드로 야심차게 진출한 스마트워치 시장의 접근법을 바꿨다. 시장이 기대만큼 커지지 않는다고 판단, 손목 시계형 차세대 웨어러블PC(입는 컴퓨터)로 키우기 보다 건강 보조기기로 진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 건강기능 강화…웨어러블 3종 공개

 

삼성전자는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 가전 박람회 IFA2017 개막에 앞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운동에 특화된 웨어러블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 삼성전자가 공개한 차세대 웨어러블 3종.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어 스포츠·기어 핏2·기어 아이콘.


이번에 공개한 제품은 건강 관련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워치 ‘기어 스포츠(Gear Sport)’와 스포츠밴드 ‘기어 핏2 프로(Gear Fit2 Pro)’, 코드 프리 이어셋 ‘기어 아이콘X(Gear IconX)’다.

 

이들 기기는 이전 스마트워치 모델에 비해 지원되는 운동 종류가 확대됐고 센서의 정확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영양·수면·운동 동기부여 등 건강 관리 기능에 특화됐다.


특히 기어 스포츠와 기어 핏2 프로는 삼성 기어 제품으로는 처음 ISO 22810:2010 표준의 5ATM 방수 등급을 인증받아 수영장에서도 사용 할 수 있다. 물살에 의한 터치를 방지할 수 있는 ‘워터 락 모드(Water Lock Mode)’ 도 제공한다. 초 단위 심박 측정이 가능해 실시간으로 정확히 심박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영용품 제조업체인 스피도(Speedo)와 협력한 '스피도 온 (Speedo On)'을 탑재해 수영할 때 수영 영법·스트로크 횟수·거리·속도 등 종합적인 운동 분석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려 준다.

 

코드프리 이어셋 ‘기어 아이콘X’은 음악 감상 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코칭과 운동 정보를 기록 해주는 웨어러블 기기로 좌·우 이어버드(Earbud) 사이에 연결 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터치패드를 탑재해 간단히 터치하거나 흔들어주는 동작만으로 음악재생 등을 할 수 있다. 내장된 4GB의 저장 공간에 음악을 넣어 감상할 수 있고 일상에서 걷고 뛰는 운동량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돼 음성으로 실시간 코칭을 받으며 운동 할 수도 있다.
 

◇ 스마트워치 인기 시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독일 베를린에서 손목시계형 갤럭시기어를 처음 공개하며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했다. 초기 제품은 삼성 갤럭시폰과 연동해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블루투스 헤드셋 같은 액세서리 수준이었다. 갤럭시폰과 연동해 시계에 대고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으나 스마트폰이 없이 단독으로는 통화할 수 없었다.

 

이듬해 나온 후속 모델(기어S)에선 휴대폰처럼 유심칩(USIM, 가입자식별번호)을 꽂고 독립적으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독자적 모바일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탑재해 배터리 수명을 늘렸고, 사각형의 다소 투박해 보이는 디스플레이를 원형으로 바뀌는 등 성능과 품질 및 디자인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당시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최대 라이벌이라 할 애플을 비롯해 소니와 퀄컴, LG전자 등 글로벌 주요 정보기술(ICT)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시계형 웨어러블PC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애플이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스위스를 중심으로 한 전통 시계 산업에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애플은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으로 음악과 휴대폰 산업의 지형도를 바꿔놓은 바 있어 기존 시계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스마트워치 시장 열기는 오히려 초기보다 식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270만대로 전년 560만대에서 반토막이 났다. 모토로라와 화웨이 등도 신제품 출시를 포기하는 등 발을 빼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대부분 스마트워치 제품들이 매일 손목에 차고 다니는 디지털 기기 치곤 배터리 수명이 하루나 이틀 정도로 지나치게 짧은데다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올 1월 국내에 출시한 삼성전자의 '기어S3 클래식 LTE' 모델의 출고가는 45만1000원(유심비 별도)으로 5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비싸다.

 

삼성전자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대한 관심이 끓어오르지 않자 시계보다 건강 보조기기로 방향을 틀었다. 이미 핏빗이나 애플 등은 수영이나 달리기를 가상으로 코치해 주거나 무호흡증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별도의 신작 공개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기어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독일 IFA 개막에 맞춰 스마트워치 공개 행사를 가진 바 있다. 올해 공개된 기어 스포츠가 지난해 나온 갤럭시 기어S3의 후속작 기어S4가 아니라 파생 모델에 그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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