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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변심…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전 도로 3파전

  • 2017.09.01(금) 11:42

한·미·일 연합, 미국 WD, 대만 홍하이 3곳과 협상 전환
WD 독점협상권 취소…애플 변수, 주거래은행 압박 작용

일본 도시바가 또 변심했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올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세 번째 변심이다. 도로 3파전이 됐다.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인수의 꿈이 멀어지는 듯 하던 한·미·일 연합에도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일 연합과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신(新) 미·일 연합, 대만 홍하이 연합 등 3곳과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도시바가 이달 말까지 WD이 포함된 신 미·일 연합에 독점 협상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 취소됐다는 의미다. 매각가격 2조엔(약 20조4100억 원), 기업공개(IPO), 일본 측의 의결권 과반 확보 등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WD의 지분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도시바와 WD는 앞서 WD의 출자 비율을 전체 지분의 3분의 1로 상한선을 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WD는 도시바메모리의 IPO 직후 지분 확대를 희망했지만 도시바는 반독점 심사를 이유로 10년간은 WD의 지분율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섰다.

여기에 주거래은행들이 매각 진행을 재촉하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미즈호은행을 비롯한 주거래은행들은 9월 말로 종료되는 융자 상환 기한 연장 조건으로 매각처를 하루빨리 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바가 3개 진영과 협상에 나섰다는 것은 6월 말 한·미·일 연합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후 7월 중순 WD 및 홍하이와 추가 협상, 지난달 말 WD 단독 협상이후 세 번째로 판도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매각을 원점으로 돌려놓은 것은 애플의 힘이 컸다. 한·미·일 연합이 지난달 31일 애플이 3000억엔(3조1500억원)을 대고 한·미·일 연합에 합류하는 방식의 새로운 인수안을 도시바에 제안한 것.

애플이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고객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의 제안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도시바와 WD의 단독협상이 깨지면서 애플이 합류한 한·미·일 연합으로서는 다시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승기를 쉽게 점칠 수 없는 분위기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의 최대 난관인 WD와의 법적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여전히 WD에게 승산이 있다는 시각이 상존한다. 

여기에 도시바의 중국 배제 원칙으로 기회가 없었던 훙하이 연합도 기사회생한 상황이다. 또한 훙하이 연합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도시바 메모리 상장 이후 일본계가 의결권의 과반수를 갖기를 원하는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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