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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는 넥슨]下 해외투자사·골프장…사업영역 넓어

  • 2017.09.06(수) 13:43

NXC, 60개 글로벌 계열사 거느려 '정점'
게임 외 무한확장…김정주 창업자 흔적

글로벌 게임사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됨에 따라 베일에 쌓여 있던 계열사들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개인기업을 비롯해 지주사 엔엑스씨(NXC) 및 비상장사들에 대한 정보가 공시될 예정이다. 다만 공시 대상 범위가 전체 60여개 계열사 가운데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일본을 거점으로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넥슨 그룹의 실체를 온전히 파악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계열사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집자]

 

 

넥슨은 국내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재무 성적(작년 연결매출 약 2조원)이나 올해로 23년된 업력 등을 따져봤을 때 게임 업계 '맏형'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손색이 없다.

 

중국에서 메가 히트를 치고 있는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축구게임 '피파온라인3', 캐주얼 장르의 '메이플스토리'를 포함한 무수히 많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 제국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넥슨이 게임 사업 말고도 글로벌 투자와 골프장, 장난감 제조 등 다방면에 걸쳐 손을 대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김정주 창업자의 개인회사 와이즈키즈와 엔엑스프로퍼티스가 각각 3D프린팅과 부동산이라는 게임과 거리가 먼 분야를 다루는 것과 같다. 

 

넥슨 그룹 역시 이종(異種)으로 곁가지를 치며 새로운 영역으로 무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 지주사 엔엑스씨, 지배구조 정점

 

다양한 사업 영역의 스펙트럼이 만들어 지는 지점은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다. 엔엑스씨는 게임 회사인 넥슨과 글로벌 투자사 NXMH, 장난감 제조사 엔엑스브릭스 등 한국, 일본, 미국, 벨기에 등지에 총 9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사업지주사 넥슨(옛 넥슨재팬)과 한국법인 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엔엑스씨는 지난 1989년 12월 주식회사 가승이란 사명으로 설립했다. 김정주 창업자가 넥슨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다.

 

넥슨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엔엑스씨 최대주주는 전체 발행주식 287만주 가운데 196만주(67.5%)를 보유한 김정주 창업자다.

 

여기에 부인 유정현(29.43%) 씨와 이들의 개인기업 와이즈키즈(1.72%)의 보유 지분까지 합치면 김정주 부부의 전체 지분은 98.64%.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한다.

 

엔엑스씨의 주주는 김정주 부부를 포함한 4명의 개인과 1곳의 기업(와이즈키즈) 총 5명으로 단촐하게 구성돼 있다. 김정주 부부를 제외한 두명의 개인 주주가 3만9500주(1.37%)의 주식을 갖고 있으나 이들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엔엑스씨가 위치한 곳은 제주시 연동이다. 근처에 넥슨컴퓨터박물관과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엔엑스씨는 대표이사인 김정주 창업자를 비롯해 부인 유정현 감사 및 김정주 창업자의 측근인 이도화·김학용 씨가 사내이사로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 벨기에 투자사 통해 글로벌 M&A

 

엔엑스씨는 게임 외에도 레고 중개사이트 '브릭링크'나 노르웨이 명품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 등을 인수하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인수합병(M&A) 활동은 100% 자회사이자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한 투자사(NXMH B.V.B.A.)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유망 기업에 대한 M&A 이후엔 계열 편입이 이어진다. 스토케만 해도 벨기에 투자법인(NXMH B.V.B.A.)-노르웨이 현지 투자법인(NXMH AS)-스토케(Stokke AS)-스토케 한국법인(Stokke Korea Co)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췄다.

 

이번에 공정위가 지정한 넥슨그룹 공시 대상 범주에는 NXMH 등 해외 계열사가 제외됐다. 다만 스토케는 넥슨그룹 지배구조상 가장 하단에 놓인 한국법인이 유일하게 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 'GS家와 교감' 가승개발


엔엑스씨의 계열사 가운데 여러모로 눈길을 모으는 곳이 가승개발이다. 가승개발은 지난해 1월 엔엑스씨가 GS가(家) 3세 경영회사인 승산과 손잡고 공동으로 지분투자한 곳이다. 승산은 고(故) 허만정 GS 창업주의 다섯째 아들 고(故) 허완구 승산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가승개발은 엔엑스씨와 승산이 공동으로 골프장 사업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실제로 가승개발은 사업목적으로 종합 체육시설업과 골프장 운영 건설사업, 골프장 운영과 관련된 부대사업, 관광호텔업 등을 올려 놓고 있다.

 

승산 역시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의 총객실 281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라카이샌드파인’과 강릉시 저동의 18홀 회원제 골프장 ‘샌드파인골프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엔엑스씨와 함께 가승개발을 통해 새로운 골프장 사업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승개발의 등기임원진 구성만 봐도 엔엑스씨와 승산의 합작 성격의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승개발은 허인영(허완구 승산 회장의 외동딸) 대표이사와 최병기(승산측 인사)씨를 비롯해 김정주 창업자의 측근인 김학용·이도화 씨가 각각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VIP사모주식형펀드, 왕성한 주식투자


엔엑스씨 계열사 가운데 다소 이질적인 상호명을 가진 곳이 'VIP사모주식형펀드'다. 이 회사는 VIP투자자문이란 외부 자문사와의 계약을 통해 엔엑스씨의 여유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회사다. 


즉 엔엑스씨 단 하나의 회사가 투자자로 참여한 '1인 전용 사모펀드'이다. 정식 명칭은 'VIP사모주식형펀드1호'이며, 매니저는 VIP투자자문의 최준철 대표가 맡았다.

 

최 대표는 서울대 주식투자연구회 활동을 하다가 2000년대 초반 김정주 창업주로부터 100억원을 받아 지금의 VIP투자자문을 설립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VIP사모주식형펀드는 원래 2004년부터 '더밸류사모주식형펀드1호'란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엔엑스씨에 인수된 이후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지난 2015년 4월 김정주 창업자의 최측근인 이도화 엔엑스씨 이사가 이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넥슨 그룹에는 이들 계열사 외에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곳들이 공정위 공시 대상 범주에 포함됐다. 작년 11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한 인형 및 장난감 제조사 엔엑스브릭스(NXBricks LLC)와 넥슨컴퓨터박물관 관리회사인 엔엑스씨엘(NXCL)을 비롯해 넥슨코리아 및 넥슨코리아의 자회사 10여개 등이 한꺼번에 들어갔다.

 

작년말 기준으로 지주회사 엔엑스씨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은 총 60여곳에 달한다. 여기에는 일본에 상장한 넥슨을 비롯해 국내법인 넥슨코리아와 코스닥 상장사 넥슨지티 등 낯이 익은 회사들이 있는 반면 상당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다.

 

다만 이번에 공시대상 범주에 묶인 곳이 전체 계열사의 절반에도 못 미친 22개에 그친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 넥슨그룹을 한눈에 조망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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