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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쥔' 금융연구원장 출신들…새바람 일으킬까

  • 2017.09.08(금) 08:40

금감원장·산업은행 회장에 잇달아 낙점
민간 출신에 전문성 갖춰...시장 소통 강점
이론·식견은 합격, 균형감·실무능력 미지수

전직 금융연구원장들이 잘 나가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원장을 맡은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는 지난 6일 금융감독원장으로 발탁됐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 원장인 이동걸 동국대학교 교수가 7일 산업은행 회장으로 내정됐다.

이들은 '낙하산' 논란에도 좀처럼 휩쓸리지 않는다. 민간 출신의 금융 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금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구조조정 등을 어떻게 추진할지 주목된다.

◇ "관료보다 낫다…금융산업 활력 기대"

전직 금융연구원장이 주요 금융기관 수장 자리를 꿰찬 건 민간 출신의 금융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꼽혔으나 금융경력을 갖추지 않아 반발에 부딪쳤다. 반면 최 내정자와 이 내정자는 금융을 잘 아는데다 시장과의 소통에 능해 최종 발탁됐다. 둘 다 개혁 성향이기 때문에 이번 정권의 코드와도 맞았다. 

학자 출신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최 내정자와 이 내정자는 경력의 대부분이 연구업무다. 각각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 실무를 했으나 오래 몸담지 않았다. 실무 경험이 부족한 만큼 이론과 현장의 균형, 결단력 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아직까진 관료 출신 비전문가에 비해 우호적 분위기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연구원장은 국내 금융 정책을 분석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순수 관료 출신보다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구체적 비전은 아직…식견 발휘할까

최 내정자는 금융감독체계 정비에 참여한 바 있어 다시금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출범 직후 감독기구경영개선팀장으로 일하면서 금융감독기능을 금감원으로 일원화했다. 2007년 이명박 정부 출범 때엔 금감위와 금감원 통합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오래 전이라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현재의 구상을 알기 어렵다는 게 금융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최 내정자가 금감원 설립을 주도한 만큼 개편 추진 시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내정자는 당장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이 무산된 금호타이어 건을 처리해야 한다. KDB생명 매각,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등 구조조정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이 내정자에 대해 “재직할 때 이미 IMF를 지나 구조조정 이슈가 없어서 뚜렷한 견해를 드러낸 적 없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실무에서 세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한다"면서도 "이 내정자가 이전 산업은행 회장들보다 '가르마'를 어떻게 타야 할지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적 없지만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금융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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