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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5G시대 뜨거운감자 될 '망중립성'

  • 2017.09.10(일) 14:21

포털․통신사업영역 겹쳐져…논란 커질 듯

 
당신은 하루에 네이버(Naver)를 얼마나 자주 방문하나요.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하루 평균 최소 1~2번은 초록색 로고가 보이는 네이버에 접속할 겁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PC시장에서 네이버 점유율을 74.7%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위인 카카오(15.3%), 3위 구글(7.2%)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이죠.

네이버와 같은 포털업체들이 모바일 시장까지 밀고 들어오면서 포털이 사용하는 통신망 트랙픽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나온 것이 바로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논란입니다.


망 중립성이란 통신망 제공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도 같은 조건으로 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망 중립성은 통신망의 공공재적 성격을 전제로 합니다. 통신망을 전력이나 철도처럼 공공성을 가진 사회 인프라로 보는 것이죠. 도서산간 지역에 산다고 해서 철도를 이용을 할 수 없다면 당연히 교통 이용에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통신망도 마찬가지입니다. 망을 활용해 단순히 정보를 찾아보는 사람이든 특정 사업을 통해 돈을 벌든 차별 없이 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망 중립성 원칙에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통신사업자들입니다. 통신망이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다지만 엄연히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민간사업자들의 사업기반입니다. 통신사업자들은 당연히 통신망 트래픽을 더 많이 사용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받고 싶어 합니다.

포털 사업자도 할 말은 많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들은 내지 않은 망 이용료를 국내 포털업체들은 지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금액은 사업기밀로 공개되지 않지만 연간 수 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사업자들에게만 이용료를 징수하면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죠.


해외에서도 망 중립성은 핫한 이슈입니다. 올해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망 중립성 폐기에 나섰습니다. 망 중립성 폐기는 대선 당시 공약사항이기도 했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통신기업의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망 중립성이 폐기되면 통신사업자들은 자율자동차, 드론(무인항공기),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미디어 서비스 등 신사업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또 포털에게 현재보다 높은 망 이용료를 징수하면서 망 사용에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통신망 이용에 사실상 무임승차해 온 만큼 이제는 적절한 대가를 내야 한다는 망 중립성 폐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페이스북, 구글 등 인터넷 사업자들과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 등이 망 중립성 폐기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머니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망 중립성 폐기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플의 공공정책 담당 신시아 호건 부사장은 "망 중립성이 무너지면 소비자가 아닌 통신 사업자들이 서비스의 질보다 사업적 우선순위를 근거로 인터넷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드론 등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 입장에서는 망 중립성을 유지하는 편이 사업 확대나 향후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망 중립성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인터넷 사용 환경을 누구나 공평하게 누려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셈이죠. 하지만 앞으로 5G시대가 오고 통신망 사용이 미래 신사업의 핵심 기반이 될수록 망 사용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네이버가 인공지능 플랫폼을 만들고 자율주행차에 뛰어들고 카카오가 음성인식 스피커를 만들어 생태계를 확장하면 할수록 이들이 사용하는 통신망 트래픽도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도 네이버 등 포털업체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 음성인식 스피커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포털과 통신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있는 사업영역이 점점 겹치고 있는 셈입니다.

 

포털과 사실상 경쟁관계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업자는 보유하고 있는 통신망을 더 경쟁력있게 활용하고 싶을 것입니다. 반면 통신망 사용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 탐탁치 않은 포털은 망 중립성이라는 원칙하에 안정적으로 통신망을 사용하길 원하겠죠.

망 중립성 이슈가 점점 더 큰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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