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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재건축에 등장한 '후분양' 카드

  • 2017.09.10(일) 23:56

대우건설 신반포15차 수주..현대·GS도 주공1에 제시
"일반분양 때 상한제 피할 수 있어" 조합원 매혹

'후분양' 가능성을 앞세워 알짜 강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사례가 나왔다. 후(後)분양이란 건설사가 주택을 80% 이상 지은 후 입주자를 모집 하는 제도다. 참여정부 때 집값과 분양가 상승을 막기 위해 제안된 제도지만, 오히려 선(先)분양 방식에서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대우건설은 지난 9일 열린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자사가 총 180표 중 103표를 획득, 롯데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대우건설은 이번 시공자 선청 총회에서 후분양제를 제안해 조합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정부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의 고분양가 행진에 제동을 걸고 나서자 일단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시작한 후 시장 상황이 좋아진 뒤에 일반분양을 진행하겠다고 내세운 것이다.
 

▲ 신반포 15차 투시도(자료:대우건설)

 

국내 주택건설시장에서 초기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수요자들로부터 조달하기 용이한 선분양 제도가 정착돼 있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 도입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제한 등으로 앞으로 선분양 방식으론 일반분양 가격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자 건설사들이 후분양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후분양 실시 여부는 추후 결정될 전망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계약단계에서 최종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할 것"라며 "후분양 안건 하나를 두고 별도 총회를 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2 일대 신반포 15차를 재건축하는 사업은 공사비 2370억원 규모다. 대지 면적 3만1983㎡에 지하 4층~지상 34층 6개동 630가구가 새로 들어선다. 대우건설은 오는 2022년 1월 입주를 기본계획으로 두고 고급 브랜드인 '써밋' 사용과 그에 맞는 각종 특화설계를 내세웠다.
 

후분양 방식 도입 제안은 공사비만 2조7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재건축 '반포 주공1단지'에서도 화제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모두 조합원들이 원할 경우 직접 공사비를 조달해 후분양 방식으로 일반공급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주택시장에서는 올 10월말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강남권 아파트 일반분양가는 현재보다 10~1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분양 수익금이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조합원 부담도 늘어난다. 또 상한제로 건축비가 제한을 받으면 설계 및 마감재 고급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 건설사들이 재건축 자금 조달 부담을 더 지고도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후분양제를 내세우는 이유다.

 

▲ 신반포 14차 야경 투시도(자료:롯데건설)
 
한편 같은 날 시공사 선정총회가 열린 서울 잠원동 신반포 13·14차 재건축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게 됐다. 신반포 13차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3개동 총 346가구 공사비 약 900억 수준이다. 신반포 14차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35층 총 297가구 공사비 약 720억원 규모다.

롯데건설은 신반포13·14차에 새로 발표할 고급 주택 브랜드를 처음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 여세를 몰아 한신 4지구, 잠실 미성크로바 등을 수주해 강남권 주거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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