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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 등 주주 무시한 증자 '철퇴'

  • 2017.09.11(월) 14:56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후 줄줄이 주가급락
증자 목적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설명 못해

에이블씨엔씨와 선진 등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종목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융단폭격을 맞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 주식의 절반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도 주주들에게 그 이유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주주들을 무시했다는 얘기다.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대주주의 지분 확대를 위한 꼼수 증자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유상증자 후 주가 급락

 

 

저가 화장품 미샤의 브랜드사인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6일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힌 후 주가가 20% 가까이 추락했다. 공시 다음 날인 7일 주가는 12% 넘게 급락했고, 그다음 날에도 6% 넘게 하락했다. 유상증자 공시 전 2만원 초반이던 주가는 11일 오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만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물용 사료와 조제식품 제조업체인 선진도 마찬가지다. 신진은 지난 7일 11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그후 선진의 주가는 지난 8일 20%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11일에도 1% 넘게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지난 8일 215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후 11일 오후 주가가 5% 넘게 떨어지고 있다.

◇ 증자 목적 제대로 설명 못 해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본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이다. 주식이 새롭게 발행되는 숫자만큼 주가가 희석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이블씨엔씨는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 발행 주식수가 기존 주식수의 48%, 선진은 46%에 달했다.

신주 발행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만회하려면 유상증자의 목적이 투자자들에게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 이번에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은 유상증자에 따른 목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설명하려는 노력조차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주가치가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도 일방통행식 결정으로 주주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최대주주가 시장을 잘 아는 사모펀드인 IMM PE인데도 정작 시장은 안중에 없었다. IMM은 커피전문점인 할리스를 인수해 고성장을 이끈 바 있다.

◇ 에이블씨엔씨, 증자 배경 의혹

에이블씨엔씨는 유상증자 배경 자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100억원의 순현금을 가지고 있고, 매년 150억원이 넘는 현금을 쥘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15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서면서 해당 기업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조차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유상증자 목적에 대해 설명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에서 "노후점포 인테리어 개선과 브랜드 마케팅 확대, 제2의 브랜드 육성, R&D 투자 등을 구체적인 유상증자의 이유로 꼽았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사업계획이 유상증자의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선진 역시 주주들의 이해를 제대로 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양돈 계열화에 이어 육가공 사업이란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했지만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의 증자로 풀이되지만 역시 주가 희석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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