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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2 이웅열, 환경벤처 느닷없는 ‘득템’

  • 2017.09.12(화) 08:58

[격변의 재계] 일감몰아주기 Ⅱ ①코오롱
환경서비스 지분 40% 소유…코오롱건설이 뒷배
배당금으로만 투자 원금 9억원 회수하고도 남아

기회는 자주 주어지지 않는다. 자주 찾아오면 그건 일상이지 기회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환경벤처를 통해 쏠쏠한 재미를 ‘득템’했다.

 

▲ 이웅열 코오롱 회장

 


코오롱환경서비스는 코오롱글로벌(당시 코오롱건설·2011년 12월 현 사명으로 변경)이 2002년 1월에 만든 환경벤처다. 이런 태생인 까닭에 원래는 코오롱건설이 100% 모회사였다.

미래 환경사업이 돈이 될 만한 하다고 보고 떼어낸 터라 애지중지했다. 소각장 등의 폐기물처리시설과 하수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을 지으면 운영을 전담시키는 식으로 사업기반을 깔아줬다.

비록 덩치는 작지만 운영자금이 모자랄까 자금도 꾸준히 대줬다. 설립 당시 1억5000만원을 출자한 이래로 2005년 중순까지 세 차례에 걸쳐 10억5000만원을 추가로 집어넣었다.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코오롱환경서비스는 첫 해 25억7000만원이던 매출이 2005년 100억원을 넘었다. 영업이익도 작게나마 한 해 평균 3억2100만원으로 해마다 흑자가 이어졌다. 물론 모회사의 힘이 컸다. 2005년만 해도 코오롱건설이 절반이 넘는 매출을 올려줬다.

 

 


돈이 될 만한 계열사와 오너와의 만남, 꽤 자연스러운(?) 그림이다. 코오롱건설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가던 코오롱환경서비스에 이 회장이 등장한다. 2006년 8월의 일이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단독 출자했다. 확보 지분도 40%나 됐다.
 
2011년 10월 코오롱환경서비스가 조경업체 케스코조경을 흡수합병하면서 29.6%로 낮아지기도 했지만 2014년 8월 자기주식 소각이 있고난 뒤로는 예전처럼 줄곧 40%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주주만 변화가 있었을 뿐이다. 2012년 1월 코오롱글로벌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지주회사 (주)코오롱이 자회사로 소유하고 있다가 지금은 코오롱에코원이 60%를 소유 중이다.

코오롱환경서비스의 2011~2016년 재무실적을 보면, 매출은 479억원에서 거의 매년 예외 없이 성장 추세다. 2015년에는 1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2005년(109억원)과 비교하면 이 회장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후 거의 10배 성장했음을 볼 수 있다.

영업이익도 최근 6년간 많게는 25억4000만원, 적게는 17억7000만원 해마다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특히 설립 첫 해인 200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14년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안정적인 성장 배경에 예나 지금이나 코오롱글로벌(옛 코오롱건설)이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고 얘기해도 이론이 있을 리 없다.

폐기물 소각·슬러지 건조 등 자원화 사업을 비롯해 태양광·지열 등의 신재생 사업, 정수·하폐수 등의 수처리 사업을 하는 지금도 코오롱글로벌로부터 적잖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2012~2015년 계열매출을 보면 비중이 28.5~41.4%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276억~294억원이다.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코오롱글로벌이다. 2015년만 해도 국내 계열매출(294억원) 중 79.4%(234억원)가 코오롱글로벌 몫이다. 이쯤이면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들고도 남는다.

이와 맞물려 흥미로운 요소 하나 등장한다. 지난해 들어 내부거래가 확 줄었다는 점이다. 작년 계열 매출은 182억원. 비중도 19.7%로 줄었다. 코오롱글로벌과의 매출거래(163억원)가 뚝 떨어진 탓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작년(925억원) 매출 감소(-106억원)의 한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이 정도라면 조금만 용쓰면 머지않아 자력(自力)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족쇄를 끊을 수 있다. 코오롱글로벌이나 코오롱환경서비스나 이 회장까지 차츰 부담을 덜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는 사이 이 회장은 배당만으로도 투자원금을 회수하고도 남았다. 코오롱환경서비스는 2012년 이후 매년 빠짐없이 배당금을 풀고 있다. 중간 및 결산배당을 합해 한 해 적게는 2억100만원에서 많게는 16억2000만원에 이르기까지 5년간 총 36억500만원이다.

이 회장이 코오롱환경서비스에 들인 자금은 3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액면(5000원)에 출자한 9억2000만원이 전부다. 10억원이 채 안된다. 반면 챙긴 배당금이 14억4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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