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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아이폰]③혁신서 실리로

  • 2017.09.13(수) 15:29

10년간 15개 모델 12억개 판매
잡스 철학깬 대화면폰 최대매출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신형 아이폰을 공개했다. 올해는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는 해라 전작보다 디자인 및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역대급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 팬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탄성을 지를만한 결정타를 날리지 않겠느냐란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LG전자의 하반기 전략폰과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아이폰에 대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지난 2007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애플 발표회장. 스티브 잡스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세상이 소통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아이폰을 처음 공개했다. 첫번째 모델인 아이폰2G는 전화 통화와 메시지 기능만 가지고 있었고 소프트웨어 장터인 앱스토어가 없는 상태였다. 반쪽짜리 스마트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해 6월말 미국 시장에 출시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지난 10년 동안 애플은 15가지(아이폰X·8·8+ 제외) 모델의 아이폰을 총 12억대 이상 판매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아이폰 흥행 덕에 애플은 시가총액(현재 8308억달러)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회사로 성장하기도 했다.

 


 

애플의 효자 아이폰은 첫 모델부터 이번에 공개한 10주년폰에 이르기까지 매번 진화를 거듭했다. 전면에는 홈버튼만 남기고 별도의 버튼을 배치하지 않는다거나 탈부착이 아닌 내장형 방식의 배터리를 달아 뒷면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등 디자인에 대한 원칙을 지키면서 멋스러움을 더해갔다.


고(故) 스티브 잡스가 고집했던 이상적인 화면크기(한손으로 제어할 수 있는 3.5인치)를 한동안 유지하다 아이폰5(4인치)부터 변화를 추구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배터리와 카메라 등 성능도 꾸준히 개선했다.
 
첫 아이폰은 파격 자체였다. 3.5인치 시원한 화면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제품에 꽉 들어차고 홈버튼 하나만 달랑 붙어있는 디자인은 기존 스마트폰의 개념과 거리가 멀었다. 아이폰은 당시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로 대표되던 쿼티 키보드(QWERTY)가 아닌 디스플레이에 가상의 키보드를 띄우는 방식이었다.
 
글자를 꾹꾹 누르지 않고 디스플레이에 터치하며 입력하는 것이나 제품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키보드 버튼이 말끔히 사라진 것이 새로웠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디지털기기가 세련될 수 있다는 점은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었으며 혁신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3.5인치 화면크기, 480x32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는 아이폰3GS까지 이어졌다. 첫 모델부터 3GS에 이르기까지 제품 크기나 전반적인 디자인은 눈에 띌 만큼 바뀌지 않았다.

다만 두번째 모델인 3G는 3G 통신을 지원하고 GPS 칩이 탑재돼 위치정보 앱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등 쓰임새가 더욱 다양해졌다. 이후 나온 3GS부터는 국내에서 출시되면서 우리나라의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10년에 나온 아이폰4부터 외관이 크게 바뀌었다. 전작의 둥글둥글한 몸체 대신 평평하고 직선의 날카로움을 살린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전작보다 가로 크기와 두께를 줄여 날렵해졌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카메라 성능도 강화했다.
 
당시만해도 애플은 대화면폰이 한손으로 조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화면 크기를 키우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 여기에는 애플의 '또 다른 이름'인 스티브 잡스의 고집도 작용했다. 이 틈을 타고 삼성전자가 5.3인치 대화면폰인 갤럭시노트로 치고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선도적 지위가 흔들리게 됐다.

 


이러자 잡스 후임인 팀 쿡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애플은 시장 요구에 따라 전략을 바꾸고 결국 대화면폰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렇게 나온 것인 4인치 아이폰5다.

 

아이폰5는 전작보다 세로 크기가 길어져 다소 길쭉해졌으나 두께를 줄여 더 슬림해졌다. 애플은 화면 크기가 커지긴 했으나 한손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광고를 통해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잡스 사후(2011년) 전문 경영인인 쿡 CEO 체제로 바뀌면서 애플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됐다는 점이다. 잡스가 떠나고 애플다운 혁신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으나 실적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진 것이다.

 

애플은 화면크기를 키운 아이폰5와 최초 중저가 모델 아이폰5C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라인업을 넓혔다. 특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 등 신흥시장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폰 단일 모델 전략을 수정하고 중저가 모델을 출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2014년 9월 처음으로 대화면폰인 아이폰6(4.7인치)와 6플러스(5.5인치)를 내놓은 이후 제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이듬해 사상최대 실적(매출 2337억달러·순이익 534억원)을 달성했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절반 이상을 넘었으면 2015회계연도에는 3분의 2에 달할 정도로 확대되기도 했다. 프리미엄폰인 아이폰 판매 성적이 전체 실적을 이끌면서 수익성은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쿡 체제에서 애플은 시장 요구에 따라 전략을 수정할 줄 아는 유연한 기업으로 바뀌었고 제품 경쟁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이번에 공개한 아이폰 10주년폰(아이폰X)은 화면크기를 더 키워 역대 최대인 5.8인치에 달한다. 애플은 창업자의 철학마저 과감히 뛰어 넘으면서 한계를 모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 것이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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