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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무한도전]③대원, 감기약 성공뒤엔 '개량신약'

  • 2017.09.14(목) 08:43

코대원포르테시럽 등 개량신약 숨은 강자
개량신약 노하우로 일반의약품 '콜대원' 승승장구
12호 신약 펠루비, 변신 거듭하며 안착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건 소위 '잭팟'에 비유된다. 글로벌 신약 하나로 벤처사가 글로벌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곳이 제약·바이오업계다. 하지만 신약개발은 '운'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개발 과정에 투입해야 하는 대규모 비용과 오랜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신약개발 과정에는 수많은 예상하기 어려운 실패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산업은 대표적인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꼽힌다. 우리 기업 현실은 어떨까. 주요 제약사들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살펴본다. 두번째 주자는  '개량신약 히든챔피언' 대원제약이다. [편집자]


◇ 승승장구 짜먹는 감기약 
'콜대원' 

대원제약의 감기약 콜대원이 1000만포 판매를 돌파했다. 제약업계에서 치료제(전문의약품) 개량신약의 강자로 통하는 대원제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선방해 관심이 쏠린다.

콜대원은 2015년 9월 대원제약이 일반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에 처음 선보인 짜먹는 제형의 감기약이다. 물없이 먹을 수 있다는 편리성으로 출시 1년5개월만인 지난 1월 500만포가 팔렸다. 그로부터 8개월뒤인 이달초 누적판매량이 두배로 뛰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약을 제때 챙겨먹지 못해 초기에 잡을 수 있는 감기가 오랜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는 데서 착안해 콜대원을 개발했다"며 "콜대원은 시럽제 감기약이 국내 최초로 스틱형 파우치에 담겨 나와 휴대와 복용이 간편해 알약이나 캡슐복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콜대원 키즈 4종도 새롭게 선보이면서 일반의약품인 감기약을 총 7종 보유하게 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감기약시장에서 단기간내 자리를 잡아 일반의약품 실력 또한 치료제만큼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경쟁이 치열한 감기약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대원제약이 이처럼 선방한 데는 기존 치료제 분야에서 쌓아온 연구개발 능력이 근간이 됐다.

짜먹는 감기약은 대원제약의 시럽제 개발 경쟁력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대원제약은 전문의약품인 코대원포르테시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럽제와 현탁액제 생산기술을 회사의 핵심역량으로 키웠다. 이를 토대로 호흡기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중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오리지널 위협하는 개량신약 히든챔피언

코대원포르테시럽은 대원제약이 2014년 출시한 진해거담제 개량신약이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약효가 유사하지만 그 약이 효과를 잘내도록 물성이나 제형 등을 변경한 것을 말한다.

 

코대원포르테시럽은 출시 2년만에 100억원대 이상 팔린 대원제약의 간판제품이다. 3년째를 맞은 올해는 매출 200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코대원포르테시럽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유한양행의 코푸시럽(구 코데나에스시럽)이다. 코대원포르테시럽은 개량신약임에도 오리지널약의 판매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2014년 출시 당시 코푸시럽이 8건 처방될 때 코대원포르테시럽은 2건꼴에 그쳤지만 이듬해 그 격차가 6대4 수준으로 대폭 좁아졌다.

오리지널 제조사 유한양행은 2015년 2월 코대원포르테시럽의 제형을 본따 코푸시럽의 20mL 스틱형포장 제품을 새로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유한양행은 그 전까지 코푸시럽을 500mL 병에 담아 팔아왔다.

대원제약에선 코대원포르테시럽 외에도 오티렌F정(위염치료제), 에스원엠프(항궤양제) 등 최근 발매한 개량신약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회사는 2013년에 위염치료제 등 5가지 개량신약을 한꺼번에 출시한 이래 매년 1~2품목의 개량신약을 내놓고 있다. 이들 신제품이 단기간내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품목이 됨에 따라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매출 2407억원을 내며 전년대비 11.9% 성장했다. 후발주자인 일반의약품 분야를 제외하고 치료제를 중심으로 한 병원처방(원외처방) 실적만 놓고 보면 국내 8~9위권을 유지중이다. 



◇ 국산 신약 12호 펠루비, 변신 거듭하며 안착

업계에서 개량신약 강자로 통하지만 회사의 오랜 자랑은 역시 오리지널 신약 '펠루비'다. 펠루비는 대원제약이 설립된지 49년을 맞은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산 12호 신약이다.

대원제약은 허가가 나기까지 펠루비 개발에 7년간 6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개발에 돌입한 2000년 당시 대원제약의 연간 총 매출이 320억원, 당기순이익이 60억원대였음을 감안하면 큰 규모다.

이듬해인 2008년 10월 골관절염 진통·소염제로 출시된 펠루비정은 출시 직후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출시 초기인 2009년 연간 매출이 23억원에 그치는 등 기대에 못 미쳤다. 적응증이 골관절염 하나로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원제약은 포기하지 않았다. 2009년부터 중앙연구소 기능을 강화하고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대폭 확대했다. 2012년에는 서울 군자동에 R&D센터를 오픈하며 신약개발에 필요한 기반 기술과 임상역량을 착실히 쌓았다.

특히 펠루비정에 대해 다각도의 육성 전략을 수립해 추진했다. 그 결과 2010년 10월 요통, 2012년 7월 류머티스관절염 등 추가 적응증 확보에 성공했고, 2015년 3월에는 펠루비정을 개량한 펠루비서방정을 내놓았다. 서방정은 서서히 방출되는 정제약을 뜻한다. 통상적인 제형 보다 약효의 지속성은 높아지고 부작용은 경감된다는 점에서 수요가 높다.

서방정 출시 뒤 펠루비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1~2년 사이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처방실적이 계속 늘면서 올해는 연 매출 100억원의 고지를 내다보고 있다. 펠루비는 지난 상반기에만 55억원 가량 팔렸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39%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해열 적응증 추가를 위한 식약처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치료제 히든챔피언 대원제약의 거침없는 연구개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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