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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소주 '푸른밤' 출사표…엇갈리는 시선

  • 2017.09.14(목) 17:51

15일부터 그룹 유통채널서 판매
"유통파워 발휘될 것" VS "소주시장은 넘사벽"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주류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인수한 제주소주를 리뉴얼해 15일부터 새로운 브랜드로 판매를 시작한다. 소주 출시는 신세계의 주류시장 진출의 마지막 절차다. 업계에서는 신세계 소주 출시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점인 유통망을 통해 안착할 것이라는 의견과 공고한 소주시장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 심혈을 기울였다

신세계는 작년말 이마트를 통해 '제주소주'를 인수했다. 제주소주는 2011년 제주지역 기업인 6명이 설립한 중소 소주회사다. '곱들락'과 '산도롱' 등 2종류의 소주를 생산했다. 설립 당시만해도 제주지역 소주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한라산'을 견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제주소주는 2014년 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결국 2015년에는 증자를 통해 30억원을 수혈했다. 하지만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신세계측에 인수를 타진했다. 신세계는 이마트를 통해 지분 100%를 19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신세계는 제주소주에 15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소주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6월에는 또 다시 100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도 했다.


신세계가 이처럼 제주소주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한 것은 자체 브랜드 소주를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기존 제주소주가 갖고있던 생산라인은 소규모여서 대량생산이 불가했다. 지난 6월 투입된 자금들도 대부분 새로운 생산라인 구축에 투입됐다. 그만큼 신세계는 소주 생산에 많은 공을 들였다.

신세계는 제주소주에서 생산된 소주를 이마트 등 자체 유통망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마트가 진출해 있는 중국, 베트남, 몽골은 물론 이마트와 제휴를 맺고 있는 일본, 미국의 대형 유통채널 등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의 강점인 유통망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 '푸른밤' 차별화로 승부


신세계도 국내 소주시장에서 후발주자라는 것을 잘 알고있다. 국내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가 전체시장의 약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 뒤를 롯데주류가 쫓고 있지만 격차는 크다. 따라서 신세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단기간 내에 승부를 보기가 어려운 시장이어서다.

신세계는 이번에 선보이는 '푸른밤'을 통해 기존 소주와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초반에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푸른밤은 알코올도수 16.9%의 저도주 ‘짧은밤’과 20.1%의 고도주 ‘긴밤’ 등 2종으로 출시된다. 용량은 모두 360ml다.


푸른밤은 차별화된 정제 공법을 통해 기존 소주와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는 것이 신세계측의 설명이다. 제주의 깨끗한 화산암반수를 활용해 제조했고 5단계에 걸친 초정밀 여과과정을 통해 알코올향과 끝맛을 깔끔하게 했다. 또 72시간 숙성 공법을 통해 부드러움을 높이고 ‘토마틴’을 다량 첨가해 알코올향을 줄였다.

주목할 점은 푸른밤의 유통 범위다. 신세계는 전국 이마트 매장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에서 판매한다. 당초 신세계는 제주지역에서 우선 출시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내부 논의 과정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푸른밤의 전국적인 인지도 제고는 물론 판매량 확대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일종의 실험인 셈이다.

◇ 유통망 '장점'-소주 브랜드 충성도 '단점'..결과는?

신세계의 푸른밤 출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크게 두가지다.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으로 보는 의견과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이 막강한 만큼 쉽게 봐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국내 소주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음식점과 업소 등에 원활히 공급이 돼야한다. 하지만 푸른밤은 일반 가정을 타깃으로 한만큼 쉽게 점유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또 소비자들이 소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푸른밤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반면 신세계가 가진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도 초반에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력한 유통망과 마케팅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였다"며 "신세계와 롯데의 상황은 다르지만 신세계의 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시장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진다는 측면에서 신규 경쟁자의 진입은 반가운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국내 소주시장이 상당히 보수적인 측면이 많아 아무리 신세계라할지라도 기존 업체들을 위협할만큼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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