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연임 성공한 윤종규…리딩뱅크 다음은?

  • 2017.09.15(금) 16:27

커지는 노조 반발…내부 결속 다져야
글로벌 강화등 새 먹거리 발굴도 시급

연임을 확정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앞에 놓인 과제들이 주목된다. 가장 먼저 노동조합의 반발을 진화하고 내부 결속을 다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새로운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과제 달성을 목전에 둔 만큼 그 다음 목표를 세울 때다. 글로벌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KB금융의 차기 과제로 꼽히고 있다.

◇ 노사갈등부터 해결해야

윤 회장이 당면한 과제는 노사 갈등 해결이다. KB금융 노동조합 협의회(KB노협)는 회장 선출 과정에서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의 투명성과 공정성 부족을 문제 삼았다. 노조 설문조사 조작 의혹으로 윤 회장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노조의 반발은 강경한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KB노협은 문제 제기 도중 노조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노동이사제를 요구했다. 이 제도는 낙하산 인사 방지 등 긍정적 기능을 하지만 경영 효율성을 떨어뜨려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 경영상 부담을 키우기 전에 노조의 반발을 진화할 때라는 지적이다.

수면 위로 떠오른 직원들의 불만도 신경 써야 한다. KB노협의 이달 설문조사 결과 약 5000명의 유효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는 허술하게 설계됐다는 지적을 받으나 적잖은 답변을 접수해 무시하기 어렵다.

윤 회장은 낙하산 인사로 망가진 그룹을 추스르면서 영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성과연봉제도 적극 추진해 직원들의 원성을 샀다. 최영휘 확대위 위원장은 지난 14일 오후 숏리스트 선정 직후 기자들에게 "침체된 조직을 역동적 조직으로 이끌면서 직원들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을 어느 정도 정상화시켰으니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명근 기자 qwe123@

◇ 리딩뱅크 그 이상 넘볼 때


새로운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1조8923억원을 올리면서 신한금융(1조9092억원)을 바짝 추격했다. 연말엔 지난 3년간 목표한 '리딩뱅크' 탈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목표를 찾아 나설 때인 셈이다.

KB금융의 차기 비전으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꼽힌다. 저금리 기조에서 예대마진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전통적인 수입원인 가계대출도 막히는 판이다. '리딩뱅크'라도 글로벌, 자산관리, 디지털 등 신 사업에 뛰어들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가장 시급한 건 글로벌 부문 강화다. KB금융은 해외 사무소 설립, 현지은행 인수 등 해외 진출에 유달리 소극적이다.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을 인수했다 부실을 낸 '트라우마'로 수년간 몸을 사렸다. 올해에도 필리핀 현지은행인 이스트웨스트은행 인수를 시도했다가 가격 부담에 재빨리 손을 뗐다.

하지만 경쟁 금융그룹들이 높은 순이자마진을 올리는 해외시장에서 성장해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특히 신시장은 포화상태가 되기 전 선점해야 하기 때문에 진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윤 회장은 15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이미 2020년까지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준비했으며 심층 면접 때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3개년 계획이 리딩뱅크 '이상'의 비전을 담고 있을지 주목된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