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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1 조양래 2세 출자社를 향한 꿋꿋함…‘지린다’

  • 2017.09.17(일) 11:27

[격변의 재계] 일감몰아주기 Ⅱ ②한국타이어
조현식·조현범, 타이어 금형 엠케이티 50% 지분 소유
한국타이어 기반 계열 매출 95% 이익률 30%대 ‘심멎’

꿋꿋하다. ‘일감 몰아주기’다 뭐다 말들이 많지만 한결같다. 국내 1위 타이어 제조업체 한국타이어 집안 얘기다. 뚝심, 쉬이 흉내 낼 레벨이 아니다.

타이어를 찍어내는 금형 업체에는 오너 2세들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남들도 하는데 안하면 바보다. 시스템통합(SI) 계열사는 기본이다. 그룹 소유 빌딩을 관리하는 업체야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재계 33위 한국타이어는 현재 후계 승계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장남이냐 차남이냐, 조양래 회장의 낙점만 남겨놓고 있을 뿐이다. 풍족한 내부일감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불려온 계열사들이 한 몫 할 것은 뻔하다. 

 

▲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가운데).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왼쪽).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엠케이테크놀로지(이하 ‘엠케이텍’)는 1973년 8월 설립된 ‘미화직물’이 전신(前身)으로 원래는 직물을 만들던 업체다. 이후 타이어 금형 사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한국타이어는 엠케이텍 인수를 위해 2011년 7월 엠케이티홀딩스를 설립했다. 주체가 한국타이어(2012년 9월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타이어 사업자회사 한국타이어 분할 전)말고도 더 있었다. 조양래 회장의 2남2녀 중 두 아들도 끼었다.

총출자금 226억원 중 113억원(지분율 50.1%)을 한국타이어가 댔고, 나머지 절반은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조 회장과 각자대표)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각각 45억2000만원(20.0%), 67억6000만원(29.9%)씩 나눠 출자했다.

이어 엠케이티홀딩스는 주주 출자금 226억원과 은행에서 빌린 돈을 합해 총 620억원에 엠케이텍의 지분 99.9%를 인수, 한국타이어는 계열 편입을 마무리했다. 2011년 11월의 일이다. 

 


다음은 뻔한 수순이다. 2014년 4월 엠케이텍이 엠케이티홀딩스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양사 합병(1주당 15.5주)이 이뤄졌다.

무증자합병이다. 엠케이티홀딩스가 합병주체 엠케이텍의 지분을 100%(700만주) 소유한 까닭에 엠케이티는 신주 발행 없이 엠케이티홀딩스 흡수를 통해 취득하게 되는 자기주식(700만주)을 엠케이티홀딩스 주주 지분율대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엠케이텍으로 갈아탔을 뿐 현재 최대주주 한국타이어 50.1%(350만7000주)를 비롯해 조현식 사장(20.0%·140만주)·조현범 사장(29.9%·209만3000주)이 49.9%를 이전과 변함없이 소유하고 있는 이유다.

2세들이 엠케이텍에 적잖은 돈을 들였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뭐 돈이 아까웠을 법 하지 않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타이어 제조사가 떡하니 자리를 깔아주면 돈을 안 벌려야 안 벌 수가 없다. 철저하게 이 공식을 따랐다.

엠케이텍은 지난해 매출 573억원에 영업이익은 17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한국타이어 편입 첫 해 2011년(18억2000만원)의 10배로 뛰었다. 가히 화끈한 성장 추세다.

기복도 없다. 매년 예외 없이 흑자가 계속되고 있다. 2012년 이후 5년간 한 해 평균 162억원을 벌어들였다. 해가 바뀔수록 이문은 더 붙어 영업이익률은 5.1%에서 31.0%로 수직상승했다. 2014년 이후로는 30%를 웃돌고 있다.

엠케이텍이 이렇듯 돈을 쓸어 담다시피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사실상 하나다. ‘모회사빨’이다. 생산한 타이어 금형 대부분을 한국타이어에 납품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2012~2015년 한국타이어 국내 본사로부터 발생한 매출이 적게는 208억원, 많게는 271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38.7%~55.4%를 차지한다. 여기에 한국타이어 해외 현지법인 등 해외 계열까지 합해 계열사들로부터 한 해 평균 92.3%(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이라고 이변은 없다. 전체 매출(573억원)의 46.4%(266억원)이 국내 한국타이어 매출이다. 또 헝가리(144억원), 싱가포르(67억2000만원), 미국 테네시(49억7000만원) 등 한국타이어 해외 현지법인 등을 포함하면 전체 계열 매출이 94.7%(573억원)에 달한다.

일감몰아주기가 뭔지를 기가 막히게 보여주는 케이스다. 내부거래 금액으로나 비중으로나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엠케이텍은 이렇듯 한국타이어를 뒷배 삼아 걸어온 길은 언제나 빠른 발전으로 가득하다. 이런 까닭에 조 회장 2세들의 재산증식 수단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제는 배당금까지 챙겨주고 있다.

올 3월 말 엠케이텍은 작년 결산배당으로 총 82억6000만원을 주주들에게 풀었다. 작년 순익의 절반이 넘는다. 아들 형제가 엠케이텍 투자이후 처음으로 직접 수익을 챙겼다는 뜻이다. 조현식 사장 16억5000만원, 조현범 사장 24억7000만원으로 원금의 3분의 1을 빼먹고도 남았다.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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