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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 규제논쟁]①"8VSB 대못 뽑아달라"

  • 2017.09.17(일) 15:32

T커머스업계 "8VSB에서 서비스 허용" 요청
양방향성 부족 이유 566만가구 제공못해
"스마트폰 등장으로 양방향 가능..규제 풀어달라"

2012년 첫 방송을 시작한 T커머스가 올해 1조8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T커머스 성장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T커머스를 '짝퉁 홈쇼핑'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나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 등이다. 학계와 업계 등을 중심으로 T커머스가 당면한 과제를 알아봤다.[편집자]


지난 14일 서울 광고문화회관에서는 'T커머스, 외연 확대를 위한 정책과 환경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T커머스 차별화 방안 주제 발표를 맡은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는 "T커머스가 8VSB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한 이상호 경성대 교수와 김희경 성균관대 교수 등도 최 교수의 주장에 동의했다.


디지털 지상파방송 전송방식인 8VSB(레벨 잔류 측파대, 8-level Vestigial SideBan)가 T커머스 성장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지목되고 있다. 8VSB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방송 시청이 가능한 기술이다. 2012년 지상파 방송사가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 뒤에도 케이블 유료방송 가입자중 절반은 아날로그를 고수했고, 이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도입됐다.


문제는 케이블 사업자들이 8VSB 방송채널에 T커머스 채널을 편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T커머스협회 관계자는 "과거 한 케이블 사업자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8VSB 방송에 T커머스를 편성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는데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그 이후부터 8VSB 채널에 T커머스를 넣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법무법인 태평양 이상직 변호사에 따르면 케이블가입자 1459만명중 디지털가입자는 782만명. 나머지 677만명은 아직 아날로그를 유지하고 있다. 677만명중 556만명이 내년 상반기까지 8VSB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T커머스 업체 입장에선 556만 가구의 시장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다.


과거 정부가 8VSB 방송에서 T커머스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양방향성 문제 때문이다. 2015년 당시 미래부는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에 대해 "시청자가 리모컨, 모바일 장치 등을 이용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양방향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구식 리모콘'을 사용하는 8VSB가 이 가이드라인이 제시한 양방향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8VSB에서도 충분히 양방향성이 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최성진 교수는 "스마트폰 등장과 QR코드, 사운들리 등 기술이 나오면서 8VSB 방송도 양방향이 가능해졌다"며 "8VSB를 양방향 디지털TV로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운들리는 영상속 비가청주파수(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를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기술이다.


8VSB 케이블방송 채널에 T커머스가 편성되는 것에 대해 업계는 환영하고 있다. T커머스 회사는 신규 고객 566만 가구를 확보할 수 있고, 케이블 사업자들은 T커머스 방송으로부터 송출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T커머스를 겸업하는 TV홈쇼핑 업체들은 과거 반대입장을 고수했지만 최근 T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태도를 바꿨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쇼핑채널이 많이 생겨 걱정이 되긴 하지만, 신규채널이 생기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만 입장을 바꾸면 틈새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를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다. 2005년 옛 방송위원회가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 사업자' 10곳을 선정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것은 IPTV가 빠르게 보급된 2010년 이후다. 현재 KTH, 신세계TV쇼핑, GS홈쇼핑 등 10곳이 T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홈쇼핑이 주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반면 T커머스는 녹화방송만으로 편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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